지금 내 기분은 어떤 색깔일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감정의 파도에 흔들리며 살아갑니다. 그 감정들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기란 어른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경험치도, 어휘력도 부족한 어린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럴 테지요. 아이들이 “너 왜 그래?”라는 질문에 눈물부터 왈칵 쏟거나 “몰라!”로 일관하거나 거친 행동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숙희 작가의 신작은 그런 어린이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넵니다. “지금 네 기분은 어떤 색깔이니?” 하고 말이지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익숙한 일상의 순간들과 그 순간에 일렁이는 감정들을 갖가지 색깔에 담아 보여 줍니다. 아침에 막 눈을 떴을 때는 눈부신 하양, 집을 나설 때는 설레는 노랑,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할 때는 수줍은 연두, 칭찬을 받았을 때는 신나는 주황, 친구와 싸웠을 때는 일렁이는 빨강……. 그 모든 감정은 다시 온갖 색을 품은 검정, 하루를 마감하는 밤의 색깔로 수렴됩니다. 이 검정은 아이의 마음에서 일렁이는 수많은 감정을 거름 삼아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질 내면의 우주, 그 무한한 가능성의 색깔이기도 합니다.
내일은 또 어떤 기분이 꽃처럼 피어날까?
감정을 표현하는 한국어 단어는 자그마치 430여 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종류도 그만큼 많다는 소리겠지요. 그런데 그중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쁘다’, ‘슬프다’, ‘화난다’, ‘신난다’, ‘재미있다’, ‘놀라다’, ‘우울하다’, ‘행복하다’, ‘고맙다’, ‘억울하다’, ‘뿌듯하다’……. 누구라도 2∼30개 이상을 곧바로 떠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감정은 무척 다양한 데다 몹시 추상적이기까지 한 터라 이름을 붙여 부르기 전까지는 제대로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자기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애써 외면하려 들거나, 감정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휘둘리기 일쑤지요. 이런 감정으로부터 놓여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