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나무와 철 따라 먼 여행을 떠나야 하는 새의 만남
“내가 세상에 대해 들려줄게.”
“널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
어린 나무가 살며시 땅 밖으로 나온다. 어느 이른 아침, 새(제비가 날아와 어린 나무의 가지 위에 앉아 이번 여름을 나고 있는 농장과 들판에 대해 노래한다. 아직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땅에 뿌리박혀 꼼짝도 할 수 없는 어린 나무는 세상이 궁금하다. 새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세상을 그려 보지만, 저 모퉁이 너머에 뭐가 있는지도 모른다며 신세를 한탄한다. “나도 너처럼 날개가 있다면!” 나무가 한숨짓자 새가 자신이 본 세상을 들려주겠다고 하고, 나무는 기뻐 외친다. “널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
이렇게 친구가 된 나무와 새. 하지만 새는 먼 여행을 위해 날아올라야 하고 나무는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나무는 계절의 순환과 숲의 변화를 경험하며 무럭무럭 자란다. 숲에 깃들인 크고 작은 생명들을 만나고 봄날의 햇살과 겨울날의 고요를 온몸으로 감각하며 자신이 속한 세상을 알아 간다. 이제 나무는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이상 아쉽지 않다. 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가득하다. 나무가 보고 듣고 느낀 놀라운 세상, 나무를 행복으로 이끈 깨달음은 무얼까? 새는 다시 돌아와 나무의 이야기를 듣게 될까?
숙명을 뛰어넘은 우정과 아름다운 공존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서로의 세상을 존중하고 경청하다
“세상은 저기에도 있고 여기에도 있어.
여기가 바로 내가 있을 곳이야!”
『나무와 새』는 한자리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나무와 철 따라 먼 여행을 떠나야 하는 새를 주인공으로 뿌리내림과 여행이라는 서로 다른 존재 방식을 받아들이고 우정을 나누며 공존하는 이야기이다. 더불어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세상을 온전히 느끼고 알아 가며 받아들일 때, 세상을 알게 되고 가까이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가 차올라 행복에 이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나무는 날아다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