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방 안에 있으니 참 아늑하고 좋아요
아침냥을 아시나요? 숲속 나무 위의 집에 사는 고양이 말이에요. 작고 예쁜 바구미, 쌀톨이랑 함께 산답니다. 아침냥과 쌀톨이가 사는 숲속에 겨울이 왔어요. 첫눈이 내린 월요일, 아침냥과 쌀톨이는 난로에 불을 피워요. 창밖에는 눈이 펑펑 쏟아지고, 난로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나요. 쌀톨이는 편안하게 앉아 책을 보고, 아침냥은 창가에 자리 잡고는 끝없이 떨어지는 눈을 바라봐요. 나무 위 방 안에 있으니 참 아늑하고 좋아요.
쌀톨이는 책에 푹 빠져 있어요.
책 속에 뭐 재미난 거라도 있는 걸까요?
눈은 화요일도 수요일도 목요일도 금요일도 그치지 않고 온종일 펑펑 쏟아져요. 토요일 밤에는 진눈깨비가 내려서 온 세상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그래서 일요일이 되니까 눈 설탕을 뿌린 케이크처럼 되었죠. 그렇지만 창밖을 내다보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며칠째 방 안에만 있으려니 아침냥은 살살 좀이 쑤셔요. 너무 심심해서 하품이 나와요.
“쌀톨아, 난 좀 심심한데….”
그런데 쌀톨이는 하나도 안 심심한가 봐요. 책에 고개를 콕 박고는 푹 빠져 있어요. 책을 읽으며 흥얼흥얼거려요. 책 속에 뭐 재미난 거라도 있는 걸까요? 호기심이 생긴 아침냥은 쌀톨이 주변에 널려 있는 책을 한 권 집어 들어요. 이리저리 돌려 보고 만져 보고 킁킁 냄새도 맡아 보아요. 그러고는 천천히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추운 겨울, 아늑한 방 안에서 읽기에 딱 좋은 그림책
『눈 내리는 날 방 안에서』는 안 에르보의 〈아침냥 이야기〉 세 번째 책입니다. 첫 번째 책에서 꼭두새벽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고, 두 번째 책에서 어여쁜 조약돌을 주우러 계곡을 오가던 아침냥과 쌀톨이가 이번에는 방 안에 콕 박혀 있어요. 눈이 너무 많이 내려 밖에 못 나가는 날, 아늑한 방 안에서 우리를 어디로든 데려다 주는 책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겠죠?
책을 읽느라 늦게까지 잠을 못 잤던 기억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있을 거예요. 배고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