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 선택권을 놓고 펼쳐지는 퓨전 요리 대회
“너 같은 애랑 같은 가방 메고 다니니까 기분 나빠.”
체험 학습을 하러 간 날, 민설이는 자기와 같은 가방을 메고 있는 준아에게 한마디 쏘아붙인다. ‘너 같은 애’라니, 준아는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라서 이런 말을 듣는 건가 싶어 기분이 언짢다.
얄미운 민설이와 같은 모둠이 된 것도 골치 아픈데, 선생님은 모둠끼리 ‘퓨전 요리 대회’를 준비하라고 한다. 상품으로는 모둠끼리 사 먹을 수 있는 피자나 치킨 쿠폰, 부상으로는 짝꿍 선택권을 걸었다. 아이들은 환호하지만 준아는 마음이 복잡하다.
어려서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준아에게 ‘퓨전 요리 대회’는 흥미로운 이벤트였지만, 같은 모둠 친구들을 보면 갑갑해진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려희, 민설이만 졸졸 따라다니는 영찬이, 그리고 여전히 밉살맞은 말만 골라서 하는 민설이랑 같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낼 수 있을까?
준아는 엄마가 다니는 센터에 따라가 맛집 이모에게 조언도 구하고, 여러 요리 사이트를 둘러 보며 메뉴 연구를 시작한다. 하지만 저마다 자기 의견을 내놓는 날, 준아와 민설이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지고 만다. 말다툼 끝에 서로 한 번씩 밀쳐 넘어뜨리면서, 결국 승자 없는 싸움이 되었고 둘은 선생님에게 불려 간다.
선생님의 재촉에 영혼 없는 사과를 하는 민설이, 사과할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 준아, 둘의 모둠은 무사히 ‘퓨전 요리 대회’에 참여할 수 있을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들이 모여 환상의 맛을 내는, 최고의 퓨전 요리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만약 마음 맞는 친구가 없다면 학교에 가기도 싫고 공부할 맛도 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준아처럼 말이다.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은 경험이 있는 준아는 반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기 쉽지 않다. 민설이가 얄밉게 던지는 가시 돋힌 말 한마디도 준아의 마음에는 칼날처럼 와서 박힌다. 무조건 민설이 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