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빚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대한민국(제윤경, 전 국회의원 004
들어가는 말
‘신용’이 곧 ‘계급’인 사회 024
Ⅰ. 가계부채 1800조 시대, 우리는 왜 빌릴 수밖에 없었나
Ⅱ. 대출, 그 덫에 빠지다
1장제1금융권이라고 만만히 보지 마라
고작 3개월 연체했을 뿐인데 집이 사라졌다 069
집을 뺏겼는데도 빚이 남았다 085
금리는 엿장수 마음대로, 아니 은행 마음대로 104
2장자신을 ‘서민금융’이라 주장하는 대부업체
대부업체가 자생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 대한민국 120
사회취약계층이 주 타깃인 대부업체 고객층 123
대부업체 대출 뜯어보기 136
규제받지 않는 대부업체 광고 157
대부업체의 또 다른 역할, 매입채권추심업 163
“서민을 돕는다”는 대부업체 166
3장‘빛’보다 ‘빚’을 먼저 마주하는 청년들
생활비까지 대출로 연명하는 청춘 170
채권자 편향적인 학자금 상환 180
다른 나라는 복지, 우리나라는 대출 185
Ⅲ. 채권 유통시장, 그 플레이어와 작동원리
1장대출도 사고 팔린다, 유통되는 ‘좀비채권’
유명무실한 채권 소멸시효제도 195
집계조차 되지 않았던 소멸시효 완성채권 206
‘재산권’보다 ‘인권’이다 216
2장신용정보회사는 당신의 신용을 관리하는 회사가 아니다
신용정보회사는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일까 224
추심업무를 남에게 맡기는 신용정보회사 228
불법·탈법은 물론 편법과 꼼수까지 자행 241
알고도 모른 척, 금융당국의 외면 248
신용정보회사도 채권을 살 수 있게 됐다 253
3장국가도 국민을 추심한다
정부도 국민의 채권자다 260
정부 정책과 따로 노는 금융공기업 271
Ⅳ. 당신은 ‘죄인’이 아니다
1장좀비채권 탈출 대작전
45조 원의 좀비채권이 사라졌다 279
근본적 해결은 책임대출과 상시 채무조정 298
2장인간다운 채무자를 위한 노력
채무자 보호를 위한 작은 진전들 311
진정한
책 속에서
들어가는 말
‘신용’이 곧 ‘계급’인 사회
| ‘계급사회’를 대신하는 ‘신용사회’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세상은 ‘계급’이 철폐된 평등사회다. 개화기를 지나면서 과거의 신분제 사회가 폐지돼 누구나 다 똑같은 ‘평등’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신용’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얘기는 달라진다. ‘계급’이나 ‘사회적 신분’을 기준으로 5000만 국민을 줄 세우는 건 불가능하지만, 신용을 기준으로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용제도에 따르면, 개인은 모두 1에서 10단계로 구분된다.누구는 최고신용인 1등급이지만 누구는 불법사금융이 아니면 돈을 빌릴 수 없는 10등급이다. 신용은 중고등학교 내신성적보다 더 엄격하다. 내신은 대학 입시 때 당락을 좌우하는 것으로 그치지만, 개인의 신용은 일생동안 경제적 꼬리표로 따라다닌다. 만약 젊은 시절 신용을 잘 관리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면,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이름으로 신용카드 하나 만들 수 없는 건 물론 대출도 어려울 뿐 아니라 남들보다 더 비싼 이자를 내야 한다. 자칫 멋모르고 카드빚을 지거나 불법사금융업체를 이용했다가는 평생 멍에를 지는 것과 같다.
명품을 파는 매장이라고 하더라도 고객에게 명품을 살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를 묻지 않는다. 내가 당장 가난하거나 돈이 없다고 해도 명품을 파는 백화점이나 면세점이 내게 아예 물건을 팔지 않거나 혹은 물건을 살 수 없는 부적격 고객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누구나 자유롭게 매장에 출입할 수 있고 결제를 통해 명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금융기관은 다르다. 아예 기관별로 대놓고 개개인에게 이용할 수 있는 ‘자격’ 여부를 묻는다. 이게 다가 아니다. 신용을 기준으로 거리낌 없이 고객을 차별한다. 그래서 대출이라는 문 앞에 서면 절대 너와 내가 똑같을 수 없다. 마치 조선시대에 노비가 과거시험에 응시할 수 없고 사대부인 양반집 자녀와도 결혼할 수 없는 것처럼, 지금 금융기관 이용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