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무용을 ‘조선무용’이라고 부르자
간장도 전통식 간장을 한국간장이라고 하지 않고 조선간장이라고 부른다. 토종 무도 조선무라고 하지 한국무라고 하지 않는다. 전통이나 토종을 가리킬 때는 그것이 살아 있었던 시대의 국호인 조선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16쪽
저자는 우리 전통무용에 대한 구체적 논의에 앞서, 다의적인 뜻을 함축하고 있던 한국무용이라는 용어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단어 사용을 제시한다. 한국무용이라는 단어는 한국의 전통무용, 한국적 무용, 한국인이 공연하는 무용 등 그 뜻이 넓고 방대하다. 그는 한국의 전통무용에 대한 논의를 위해 우선 전통무용을 1910년 이전 조선이 멸망하기 전까지 조선 반도에서 창작된 무용으로 한정하고, ‘조선무용’이라고 바꾸어 부르자고 이야기한다. 이와 더불어 전통의 요소를 담고 있는 신무용 또한 조선무용에 포함시키고, 조선무용의 특징인 정중동, 음양의 순환, 맺고 풀기의 교대 등의 용어를 설명하고 해설하며 조선무용의 뜻을 확고히 한다.
조선무용에 대한 해석의 오류를 바로잡다
저자는 조선무용에 내재해 있는 진리를 발견하기 위해 승무, 살풀이춤, 태평무 등 춤의 이름에 담긴 뜻을 밝히고, 춤이 연행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떻게 해당 조선무용이 만들어지고, 어디에서 주로 공연을 하였는지, 어떤 무용수가 어떤 장단에 맞춰 팔을 뻗었는지, 누가 그 춤을 계승하였는지 등 조선무용의 성립과 발전을 상세히 기술하고 그 과정에서 생긴 해석의 오류도 바로잡는다. 살풀이는 사실 한을 풀기 위해 연행된 것이 아니라 자유의 신명을 표현하는 춤이었음을, 태평무를 춘 것은 조선의 왕과 왕비가 아니었다는 것을, “호남은 소리, 영남은 춤.”이라 말하지만 호남에는 없는 춤이 영남에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꼼꼼한 사료 분석과 논리적 추론을 통해 밝혀낸다. 동작에 담긴 의미와 그 상징까지 드러내며 과거와 현재에 담긴 대중의 정서까지 파악하는 저자는 동해안별신굿, 동래고무, 지전무 등 지역의 조선무용에까지 그 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