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푸른빛의 향연으로 표현된 새벽의 느낌
이야기의 흐름은 시간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어스름한 새벽에서 동이 터오고 아침에 이르기까지의 색의 변화 과정도 이어진다. 자전거를 타고 마을로 돌아가는 등대지기의 주변을 둘러싼 산과 바다를 비롯한 자연은 물로써 농담을 조절해서 그린 수묵담채화 같은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주조색은 푸른색으로 아주 다양한 푸른색이 농담을 달리해 표현되며 자연의 장엄함을 보여준다. 포인트색으로는 노란색, 붉은색 정도의 최소한의 색만을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인물과 사물들도 최소화하고 문장도 절제되어 있어 새벽이 전하는 청신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오롯하게 느끼게 한다.
자연을 가로지르는 등대지기의 뒷모습을 따라 하나둘 깨어나는 동물과 식물, 반대로 그 시간 잠자리에 드는 야행성 동물들을 지켜보면서 생명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생각해보게 된다.
책을 보다 보면 새벽의 고요함과 평온함에 어느덧 젖어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등대지기의 귀갓길 속에 숨은 이야기
《첫 인사》는 등댓불이 꺼지면서 집에 귀가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 앞뒤에 숨어 있다. 모두가 잠든 밤, 바다의 안전을 지키면서 홀로 깨어 있는 등대지기의 일상, 밤새 등대지기 아저씨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강아지 통통이와 막 잠에서 깨어 아빠를 반갑게 맞이하는 아이. 드디어 가족에게 돌아온 등대지기의 하루는 어떨까? 독자는 등대지기의 귀갓길을 따라가면서 밤새 있었을 업무에서의 고단함, 귀갓길의 설레임, 그리고 가족과 보내는 행복한 일상을 상상하게 된다.
편집자 노트 : 독자에게 이 그림에서 풍기는 새벽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어 물감이 잘 스미는 종이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최적의 종이를 만났을 때의 기쁨을 독자도 함께 누렸으면 한다.
줄거리
새벽 6시.
동이 트는 바닷가 마을.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 도로를 따라 달리는 그림자 하나가 있다.
일을 마치고 아직 잠들어 있는 마을을 가로질러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