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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자미 : 내 이름의 새로운 철자
저자 오드리 로드
출판사 디플롯
출판일 2023-01-25
정가 18,000원
ISBN 9791197918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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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제목 없는 헌사
프롤로그
자미
에필로그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나는 삶을 필요로 하는 만큼,
확인을, 사랑을, 나눔을 필요로 하는 만큼, 흑인으로 자랐다.”

1920년대 뉴욕 할렘가에서 태어난 오드리 로드는 아프리카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안경을 쓰지 않으면 앞을 보지 못할 정도의 심한 근시를 앓았고, 또래보다 뒤늦게 입이 트인 아이였다. 뉴욕이라는 곳에서 소수자일 수밖에 없던 어머니는 자신과 같은 처지인 오드리가 그 누구보다 세상의 규율을 빠르게 깨우쳐 적응하기를 바랐으나, 오드리는 시각장애인 교실에서 처음 글자를 배우던 때부터 세상의 규칙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한다. 오드리는 부진아를 표시하는 고깔을 쓰고 인종차별적 의미가 내포된 ‘브라우니’ 모둠에 앉아 있거나, 흑인에게서는 백인과 다른 특유의 체취가 난다고 여기는 수녀님의 주의를 듣거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반장 선거에서 떨어지거나, 여름휴가로 가족들과 함께 떠난 워싱턴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쫓겨난다.

부모는 애초에 인종차별을 당할 가능성을 미리 계산하지 못했다는 사실에만 죄책감을 느낄 뿐, 오드리가 세상의 질서에 잠잠히 편입하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오드리는 ‘유색인’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도 듣지 못한 채 스스로를 ‘백인’으로 정체화하겠다고 말하거나, 흑인 순교자로 불리는 미국혁명 최초의 열사인 크리스퍼스 애턱스를 열여덟 살까지 들어보지 못하거나, 어머니의 고향이던 서인도제도의 캐리아쿠섬이 전혀 표기되지 않은 지리부도들 사이에서, 자신의 기원을, 자신의 모습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 채 자라난다.

그러나 오드리 로드는 감춰지는 자, 차별받는 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어릴 적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결심했던 것처럼 오드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낸다. 흑인 학생이 고작 세 명뿐이었던 헌터고등학교에서 오드리는 주변인이던 친구들과 모여 ‘낙인찍힌 자들’이라고 스스로를 정체화하고, 일생의 우정을 경험하게 한 제니를 만나며 사랑을 인식한다. 스탬퍼드의 공장에서는 진저를 만나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고, 자신이 처음으로 머물기를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