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걸 쓰라고 하셨잖아요? 쓰고 싶은 걸 쓴 건데요, 저는…
이음 희곡선 열여덟 번째 작품 〈클래스〉(CLASS는 한 예술대학의 극작 수업에서 한 학기 동안 중견 극작가인 A와 졸업작품만 남겨둔 학생 B가 졸업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두산아트랩’ 공모에 선정되어 2020년에 집필된 대본으로 2021년 낭독을 거쳐 2022년에 초연된 이 작품은 월간 〈한국연극〉의 ‘2022 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었다. 극작가 진주를 DAC Artist로 선정하여 작품 상연을 지원한 (재두산연강재단 두산아트센터가 희곡집 출간을 지원하였다.
선생과 학생 두 사람은 거의 모든 면에서 서로 부딪히는데, 교실이라는 장소는 두 사람의 다름을 대등하게 볼 수 없도록 만든다. 이 장소에서 A는 쓰고 싶은 걸 쓰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B가 답답하고, B는 쓴다고 쓴 이야기에 선망의 대상이기까지 한 A가 지적한 내용이 맞기까지 해서 막막하다. 과연 교실에서 선생과 학생의 갈등은 해소될 수 있을까?
서로의 기준이 달라서 생기는 갈등을,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상처를,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선생에게 더 기울어진 교실은 두 사람의 원활한 소통을 힘들게 한다. 학생에게 선생의 조언은 지시에 가깝게 들린다. 지시 아닌 조언인데 지시 같은 선생의 논평을 나름대로 성실하게 작품에 반영했지만, 선생은 칭찬 대신 또 다른 논평을 한다. 쓰고 싶은 걸 쓰라고 해서 썼는데 그게 정말 쓰고 싶은 것인지 자꾸 물으니 답답하다. 답답한 건 선생도 마찬가지다. 물음표를 붙여 보낸 질문이 교실의 기울기를 거치며 학생에게 느낌표로 닿는다. 궁금한 걸 물었는데 학생은 죄송하다고 답한다. 교실의 기울기는 자신에게도 부담스럽다. 나의 삶과 작업에 분명히 있었고 여전히 있을 오류를 학생에게 먼저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작품은 쓰여 나간다. 영감을 믿진 않지만 타이밍은 믿는 선생은 학생에게 그게 무엇이든 이야기하되 끝을 보라고 한다. 학생은 작품에 투영한 자신과 자신의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