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시는 유용한가?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_ 백석
잃어버렸습니다 : <길> _ 윤동주
길을 찾는 선생님께 : <연보> _ 이육사, <광인의 태양> _ 이육사
여행에 있어 : <아우의 인상화> _ 윤동주
아름답고 빛나는 존재 : <나의 꿈> _ 한용운, <복종> _ 한용운
첫 문장 : <풀> _ 김수영
위안 : <별 헤는 밤> _ 윤동주, <어덕에 바로 누워> _ 김영랑, <백화> _ 백석
멍 때리기 : <인동차> _ 정지용
나만의 장소 : <향수> _ 정지용, <여우난골족> _ 백석, <낡은 집> _ 이용악
공간과 장소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_ 백석
봄날의 기억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_ 김영랑, <금잔디> _ 김소월, <개여울> _ 김소월
맛있는 봄 : <광야> _ 이육사, <선우사?함주시초 4> _ 백석
언어의 힘 : <국수> _ 백석
단어의 맛 : <산유화> _ 김소월
슬픔의 힘 : <유리창 1> _ 정지용, <팔원?서행시초 3> _ 백석
사람은 언제 슬플까요? : <죄와 벌> _ 김수영, <그리움> _ 이용악
감정 공부 : <황혼> _ 이육사
결정적 순간 :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_ 김수영
새롭게 보기 : 〈일식〉 _ 이육사, <공자의 생활난> _ 김수영, <폭포> _ 김수영
낯설게 보기 : <거울> _ 이상, <또 다른 고향> _ 윤동주
시선 : <십자가> _ 윤동주
소진 : <꽃나무> _ 이상,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_ 김영랑
에필로그: 인생이 그렇지 뭐 _ 권진희
시는 우리 삶에 어떤 의미일까?
현대인의 삶은 바쁘고, 또 버겁다. ‘하루를 살아낸다’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삶을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면서 찬란했던 날들에 촉촉했던 감정은 점차 메마르고, 여유는 사라져간다. 그러다 문득 지금껏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동안 쌓여버린 짙은 허무로 침잠한다. 그토록 힘겹게 살아낸 나의 삶을, 어떻게 표현하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정의해야 좋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침잠의 깊이가 깊을수록, 아직 가지 않은 앞의 길마저 두려워지기도 한다.
시는 굳어버린 삶의 이음새를 부드럽게 매만져줄 윤활유와 같다. 내 삶이 나의 언어로 충분히 표현되지 않을 때, 인생의 첫 오늘을 무사히 살아낸 나에게 따뜻한 온기의 위로가 필요할 때,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성찰이 필요할 때, 때때로 길을 잃어 방황할 때, 시는 유용하다. 이 책은 시의 유용성을 발견하기 위해 서로의 삶과 시를 나눈 두 교사의 ‘특별한 평범함’을 담았다. 저자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시를 읽어냈는지 확인하고 이를 자신의 삶에 적용한다면, 그저 지나가 버리고 말았을 수많은 찰나를 아름다운 언어로 설명하고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잘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잘 사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럴 때 좋은 시 한 편이 우리의 삶을 따스하게 매만져주면 좋겠습니다. 저희의 삶을 따스하게 매만져준 이 시들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삶도 따스하게 매만져주면 좋겠습니다. 길을 잃었을 때 갈 길을 알려준 이 시들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길도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 저자 인터뷰 중
삶의 순간들에 숨은 시를 찾아내려면
저자들은 평범한 오늘의 곳곳에도 보석 같은 시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이 시들을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시’를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교과서에 매몰되지 않은 시는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품는다. 분석과 해석의 대상으로서의 문학 작품이 아닌, 자신의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