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_ 책을 버려야 책이 보인다
1 우주·역사 그리고 신화 삶아먹기
매력적이나, 아직은 덜 섹시한 동양학
동양신화에서 중국 뽑아내는 법
도대체 중국을 어떻게 해독한 것인가
당신이 아는 노장사상은 노예철학이다?
우주와 역사를 어떻게 삶아 먹을까요?
신화와 종교는 대립 관계일까요?
신화는 이제 문명비판으로 가야 옳습니다
문화, 주류문화 그리고 대항문화
구역질 나는 인간 역사의 한 모습
“얘야, 역사는 그저 눈가림이란다”
‘세계화의 첫 밑그림’ 대영제국의 모든 것
거물 리프킨이 숨긴 짜증나는 서구중심주의
2 아! 한국사회 아! 한국현대사
논쟁적인, 너무도 논쟁적인 박정희와 그의 시대
상투적 인식 반복한 현대사의 반면교사
‘현대사 선악사관’은 왜 문제인가?
성난 얼굴로 과거사를 되돌아보라고?
브루스 커밍스가 해석해낸 북한 60년
감옥으로서의 국사에 던지는 질문
조선 땅은 그놈의 ‘근본주의 DNA’가 문제다
『정감록』이 혹세무민 잡술서라고?
이다도시, 할리 그리고 스콧 버거슨
문명사적 울림으로 제시되는 한·일의 미래
조영남 형! 한탕 더한 뒤 일본 망명 때립시다
3 사람의 매력, 삶의 향기
우리 시대 인격과 인격이 만났을 때
정신적 낭만주의자 함석헌, 그리고 다석 유영모
우리 곁을 스쳐간 ‘원주의 예수’ 장일순
‘협객 언어’로 활짝 열어보인 백범의 가슴
포스트모던 독재자 김정일 해독하기
동막골, 체 게바라 그리고 아! 우리의 김산
『광장』의 이명준은 이후 어떻게 살았을까
원로들이 들려주는 춘원·도산·유석
‘새디스트 마키아벨리’ 마오쩌둥
권력 정글의 넘버2로 산 저우언라이
아, 최창조! 아, 한국풍수!
4 말·언어·문학에
책을 버려야 책이 보인다
우리는 너나 구분할 것 없이 문자 중심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말보다는 언어가 정교하고 논리적이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고 있다. 책은 몸에 좋은 보약이며, 인류가 발명해낸 모든 미디어 가운데 그중 뛰어난 매체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해왔다. 당연히 말?언어 그룹은 영상?이미지 등 비주얼 동네보다 우월하다는, 검증 안 된 판단도 품고 있다. 그럴까? 혹시 그건 활자가 발명된 구텐베르크 이후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의 덩어리에 불과하지 않을까?
세상의 수많은 미디어들은 세상이라고 하는 진짜 실체를 들여다 보기 위한 창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자체가 세상은 아니며, 그저 세상으로 난 작은 쪽문이다. 그럼 ‘몸통’은 무엇일까? 그건 따로 있다. 인간 무의식과 생생한 움직임이야말로 몸통이자, 진짜 주인공이다. 온갖 미디어는 인간 무의식과 활동의 결과물 또는 침전물에 불과하다. 말?언어?그림 따위의 미디어는 배설물, 즉 ‘똥’이다.
이런 큰 그림을 놓고서 책 이야기를 제대로 한번 해보자. ‘책이 죽네’ ‘문자가 아프네’ ‘시장이 책과 문자를 외면해 죽을 노릇이네’ 하는 소리는 실은 괜한 엄살이 아닐까? 인류의 병을 키워온 주범이 자성하기는커녕 시도때도 없이 내질러대는 괜한 이 앓는 소리가 아닐까?
그럼에도 우리가 책을 말해야 하는 이유
문자와 책은 인간의 생생함을 죽이는 주범이요, 똥이자 화석이자 그림자라고 했다. 그렇다고 문자?책을 덮어놓고 혐오하려는 게 아니다. 배설물을 제때에 쏟아내지 않으면 그 순간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은 죽고 만다는 건 알진대, 왜 내가 쏟아지는 배설물을 목숨 걸고 막으려 헛수고할 것인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앞서 말한 문명사의 전환기를 맞아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성격 그리고 가능성을 원점에서 새롭게 점검해보자는 것이다. 어쨌거나 문자?책은 근대 문명을 일궈온 위대한 미디어임을 기회에 새삼스럽게 확인해보자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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