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단어에 숨겨진
장대한 세계를 만나는 방법
단어는 아주 작지만, 그 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세계가 담겨 있다. love라는 네 글자에 담긴 사연을 다 이야기하려면 몇천 권의 책으로도 부족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에는 저마다 깊고도 신기한, 때로는 어처구니없게 웃긴 이야기가 담겨 있다. hello나 bye처럼 별생각 없이 사용하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왜 이런 상황에 이런 말을 쓰지?’ 싶은 말에는 과연 그런 말이 생겨날 법한 사건과 그 사건을 입에서 입으로 옮기며 생명력을 부여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단어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순간 역사, 철학, 문학, 과학, 신화와 종교를 넘나드는 지적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작은 단어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한여름의 태풍처럼 뻗어나가며 놀라운 광경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태풍(hurricane은 마야의 폭풍신 우라칸(Hurakan으로 이어지고, 이 신의 이름이 영어에 들어온 과정에는 콜럼버스의 탐험과 신대륙 점령, 아라와크족의 절멸이 얽혀 있다.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슈퍼카의 이름을,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가미카제의 어원이 된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가이드는 여행자가 관광지의 매력을 만끽하도록 안내하는 것처럼, 입담 좋은 어원학자는 단어와 단어 사이를 통과하며 언어의 결에 숨겨져 있던 놀라운 장면을 보여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흥미롭고 기억할 만한 지점을 짚어줄 능숙한 가이드다. ‘국보’, ‘독보적’, ‘세상에서 영어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는 수지 덴트는 명실공히 이 시대 최고의 어원 가이드다.
옥스퍼드 사전 편찬자가 세심하게 골라 모은
일 년 치 ‘오늘의 단어’
『옥스퍼드 오늘의 단어책』의 저자 수지 덴트는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전 편찬자이자 어원학자로, 옥스퍼드대학교와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 편집장, 옥스퍼드 영어 사전 대변인을 역임했다.
덴트는 TV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