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상징의 미학, 부적
Ⅰ. 부적의 의미와 기원을 찾아서
부적과 부주를 아시나요?
인류 문명과 함께한 부적
동아시아의 전통과 그림 문화
부적의 특징과 메시지
한국 부적의 원류와 흐름
Ⅱ. 문명 발전에 영향을 미친 부적의 세계
믿음의 상징, 부적
귀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과 벽사 부적
우리 삶의 부적 요소들
부적의 재료와 제작
부적이 사용되는 방식
Ⅲ. 부적의 모양과 세계
길상과 벽사
다양한 그림부적, 〈삼두일족응부〉
문자부적
그림과 글자가 결합된 부적
Ⅳ. 다양한 부적 문화
좋은 운을 부르는 길상 부적
나쁜 기운을 부르는 벽사 부적
질병을 치료하는 부적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부적
사랑과 인연에 관한 부적
출산과 가족에 관한 부적
불교와 관련된 부적
장수와 관련된 부적
특이하고 재미있는 부적들
부적 문화를 음에서 양으로 끌어내는 일은
우리 사회의 낡은 믿음을 뒤엎는 시도다!
동아시아 부적 문화의 최고봉이 ‘태극기’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까? 마찬가지로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24절기 가운데 입춘날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는 글귀를 붙이는 세시풍속 역시 오랜 부적 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렇듯 우리가 평소에 잘 의식하지 못할 뿐 우리 삶 곳곳에는 부적 문화가 보편적 가치로 두루 녹아 있다. 이 책은 인간의 행복 추구와 삿된 기운을 막고 싶어 하는 우리 민족의 간절한 염원이 각종 생활 도구와 의복, 건축, 문헌, 그림, 풍습, 종교 등 문화사 전반에서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음을 하나씩 밝혀나간다.
그동안 주술의 상징이라고 무조건 폄하해온 우리의 부적 문화에 대해 거부감부터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 민속신앙과 미신이 지배적이던 시대에 부적 문화가 자리 잡다 보니 주술성 짙은 부적(종이의 형태만 부각되고, 그 안에 깃든 상징성은 철저히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부적을 음에서 양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낡은 생각들을 뒤집는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다.
“몸에 ‘왕(王’ 자를 새기고, 중요한 날 붉은 속옷을 입는 이유는?”
『동의보감』에도 수록된 부적의 효능
부적에는 유독 ‘왕(王’ 자와 ‘일(日’ 자가 많이 쓰인다. 이는 왕조 국가에서 절대적 군주권을 의미하는 권위와 나쁜 기운을 혁파하는 태양의 밝은 기운을 통해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다. 이런 이유로 승리를 기원하는 부적에는 ‘임금 왕’ 자가,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부적에는 ‘날 일’ 자가 많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부적의 글씨는 왜 붉은색일까?
『동의보감』에 따르면 부적을 쓰는 재료인 주사(朱砂는 “불의 성질을 띠어서 색이 붉으므로 심(心에 들어가 마음과 정신을 조절한다”고 쓰여 있다. 또 “정신을 기르고 혼백을 편안하게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