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월호 | VOL. 37
특집 |유어 셀피 Your Selfie
012 New Theatre of Gender _ Yushi Li
024 젤리그 _ 김보은
032 Familie Werden _ Rie Yamada
044 Votive Figure _ Marta Zgierska
056 Selfobservations _ Franziska Ostermann
066 Self/Portrait _ Teresa Eng
076 Hedda _ Fin Serck-Hanssen
088 셀피, ( _ 김인정
098 넘나드는 사람들 _ 황예지
106 사라지려는 이들의 낙원 _ 최원호
114 Selves-Portrait _ 이슬아
120 더 나은 나: 셀피와 인터넷 _ 지아 톨렌티노 대담
130 HELLO My name is _ Nadia Lee Cohen
142 A Man in Public Space _ Karla Hiraldo Voleau
152 I’m Everywhere _ Silin Liu
162 Beyond the Shadows _ Elsa & Johanna
176 Unprofessional _ Matilde Søes Rasmussen
188 Do you know who I am _ Jessica Wolfelsperger
198 Inner Journey _ Marvel Harris
210 [영화의 장소들] 페어리랜드의 황혼 _ 유운성
216 [일시 정지] 두려운 얼굴들: 사진의 윤리적 모험의 종결 _ 서동진
224 [에디터스 레터] 침묵의 뿌리
내가 나를 바라보고
내가 ‘나의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
이제 셀피를 찍는 것은 매우 흔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또 무언가를 의도하지 않고도 셀피를 찍습니다. 수많은 셀피가 온라인과 SNS에 넘쳐나고, 그보다 훨씬 많은 셀피들이 스마트폰의 사진첩에 겹겹이 쌓여갑니다. 셀피는 마치 오래된 습관이나 고치지 못하는 버릇처럼 또는 중독에 가까운 행동처럼 이미 우리의 몸과 마음에 스며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손에 쥔 사람들은 ‘나를 찍습니다, 고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셀피 이전의 셀프 포트레이트는, 더 정확히 말해 예술 사진의 장르로서 셀프 포트레이트는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행위가 연속되고 결합되어 완성됩니다. 나에 관해서 생각하고, 이를 이미지와 연결합니다. 그 이미지와 맞게 옷을 고르거나 화장을 하고, 방을 꾸미거나 다른 장소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렌즈 앞에 나를 세웁니다. 내가 자각하는 나와 남들이 인식하는 나, 현실 속의 나와 이상 속의 나, 드러내고 싶은 나와 감추고 싶은 나 등 다양한 관계와 변수 사이에서 나는 나를 연기합니다. 셔터 릴리즈를 누르는 순간, 바라보는 나와 보여지는 나 사이에서 카메라를 향해 웃어야 할지, 아니면 울어야 할지 고민합니다. 그렇게 카메라 앞과 뒤를 넘나들며 마치 유체이탈을 하듯이 내가 주체와 객체로 분열되는 과정을 통과하고 나면, 과연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을까요?
이처럼 외부(세상로 향해 있는 카메라를 내부(나로 돌리고, 그 렌즈 앞에 나를 세워야 하는 셀프 포트레이트 다분히 의식적인 시도이자 의도적인 결과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복잡다단했던 의식과 의도는 셀피로 간편하게 대체됩니다. 이전과 달리 전면과 후면 양쪽을 모두 바라보는 렌즈를 동시에 장착한 스마트폰은 카메라 앞뒤를 넘나드는 과정을 축약하고, 다양한 필터는 물리적인 가공이 없이도 터치 한 번으로 원하는 미장센을 제공해줍니다. 무엇보다 온라인과 SNS에 게재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