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1. 역사가와 사실 … 19
역사란 무엇인가/사실 존중의 시대/역사적 사실이란 무엇인가/역사적 사실로 되어 가는 과정/무지의 필요에 대하여/문서가 말하는 것/19세기의 역사관/역사가가 역사를 만든다/먼저 역사가를 연구하라/상상적 이해의 필요/현재의 눈을 통해서 본다/회의주의와 프래그머티즘/역사가의 작업 태도/역사적 사실과 역사가
2. 사회와 개인 … 45
사회를 떠난 개인은 없다/개인 숭배의 시대/과거는 현재를 통하여/보수주의자 네이미어/현대의 흐름과 역사가/역사의 산물로서의 역사가/역사연구의 대상/개인의 행동을 어떻게 다루는가/역사에서 수(數의 중요성/인간의 행위가 낳는 헤아릴 수 없는 결과/반역자를 어떻게 보는가/위인을 어떻게 보는가
3. 역사와 과학 그리고 도덕 … 71
역사는 과학이라는 것/역사에서 법칙의 개념/도구로서의 가설/과학과 역사의 사이/일반화의 의미/역사와 사회학의 관계/역사의 교훈에 대하여/미래에 대한 예언/역사연구의 주체(主體와 객체(客體/물리학적 세계와 비슷한 점/역사에서 보는 신(神이란/역사가는 재판관이 아니다/도덕적 판단의 기준/인간 시체의 산을 넘어/초역사적(超歷史的인 가치가 있는가/가치의 역사적 피제약성(被制約性/더 과학적으로
4.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 103
역사의 연구는 원인의 연구/원인의 여러 모습과 단순화/포퍼와 벌린/자유의지와 결정론/사상상(思想上의 ‘미련(未練’학파/클레오파트라의 코/역사에서의 우연이란/로빈슨의 죽음/현실적인 것과 합리적인 것
5. 진보의 역사 … 126
과거에 대한 건설적 견해/역사에서 보는 진보(進步 개념/생물적 진화와 사회적 진보/역사의 종말/진보와 비연속성/획득된 자산의 전달/역사가 지니는 방향감각/과거와 미래의 대화/‘존재’와 ‘당위(當爲’/가장 쓸모 있는 것/진리의 이중성
6. 넓어지는 지평선 … 151
현대의 새로움/자기의식
역사란 사실인가? 해석인가?
19세기는 위대한 사실 존중의 시대였다. 19세기 역사가들은 거의 모두가 이와 같은 의견이었다. 그러나 카는 이러한 ‘사실 존중의 시대’를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성가신 의무에서 역사가들을 벗어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흔히 사실은 스스로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것은 거짓말이다. 사실은 역사가가 사실에 말을 건넸을 때에만 이야기한다. 또 어떤 사실에 어떤 순서, 어떤 문맥으로 발언을 허용하느냐 하는 것도 역사가’라고 말한다. 이윽고 카는 ‘역사가는 사실의 겸손한 노예도 아니고, 그 포악한 주인도 아니’라면서 역사가와 사실은 평등한 관계, 서로 주고받는 관계라고 정의한다. 즉 카의 주장에 따르면 역사가는 자신의 해석에 따라서 자기의 사실을 만들어 내고, 그 사실에 따라서 자기의 해석을 만들어 내는 끊임없는 과정에 몸담고 있는 것이다.
카에게 ‘사실들’은 생선 가게의 생선 같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사실들은 광대한 바닷속을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 같은 것이며, 역사가가 무엇을 잡느냐 하는 것은 우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가 바다의 어디쯤에서 낚시질을 하느냐, 어떤 낚시 도구를 쓰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카는 ‘역사란 해석을 말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 과정
카는 현재의 눈을 통해서만 과거를 바라볼 수 있고, 과거를 이해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역사가의 기능은 과거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를 과거로부터 해방하는 것도 아니며,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과거를 정복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역사가는 사실의 일시적 선택과 일시적 해석으로 출발한다. 역사가는 현재의 일부이고, 사실은 과거에 속하므로, 이 상호 작용은 현재와 과거의 상호 관계를 포함한다. 때문에 역사가와 역사적 사실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다. 카는 ‘사실을 가지지 못한 역사가는 뿌리도 없고 열매도 맺지 않으며 역사가가 없는 사실은 생명도 없고 의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