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구성 및 내용
제1부에서는 분단과 함께 북쪽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북한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지 탐색한다. 1부에서는 북한 사람은 분단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람의 정신적 계보를 공유했던 한민족임을 확인하면서, 남북한이 공유하던 가치와 윤리가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변했는지, 서로 다른 사회 환경에서 어떻게 이질적인 형태로 발현되었는지 살펴본다.
제2부에서는 북한의 과시적·상징적 예술정치 행위가 북한 사람들에게 집단효과를 미치는 과정을 분석한다. 북한 사람들은 유아기 때부터 수령을 따르는 정신이 최고의 가치라고 배우며 자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감시통제와 억압,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이러한 가치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2부에서는 이처럼 생존을 위해 일상의 위법행위가 만연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고발한다.
제3부에서는 정치범 수용소와 연좌제, 공개처형, 비밀경찰 시스템 등을 통해 전체주의 북한의 실체를 분석한다. 또한 홀로코스트의 주역인 아돌프 아이히만이 겪은 트라우마를 토대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되었던 정치범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절대공포가 어떻게 한 개인의 인간성을 벗겨내며 비인간화하는지 드러낸다.
북한에 부는 변화의 바람, 사적 담론과 일상의 저항 확대
북한의 세습체제는 과연 영속할 수 있을까? 저자는 북한의 앞날을 전망하면서 1990년대 식량 위기 이후 북한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일상의 저항에 대해 살펴보는 한편, 현재 장마당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루어지는 북한 사람들의 일상에 주목한다. 지금 북한에서는 사회주의 대 비사회주의라는 흑백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으며 이전에는 불법이던 장마당 활동이 국가정책의 하나로 전환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북한체제를 변혁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 같은 변화가 체제개혁을 위한 운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변화를 바라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연대감은 북한과 같은 공포체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