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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 : 분단의 나라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저자 김성경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3-01-30
정가 18,000원
ISBN 9788936486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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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부 북조선의 살아남은 여자들
1장 길건실-길확실
2장 만자, 혜원
3장 수련

2부 경계에서 만난 여자들
4장 연길
5장 어머니라는 이름의 안팎
6장 조선적 자이니찌와 재일 탈북여성

3부 분단, 북조선 여자들, 그리고 나
7장 숨겨진 분단
8장 경계인, 연구자

에필로그
북조선의 살아남은 여자들
인민의 전형으로부터 실제의 삶을 복원하다

1부에서 저자는 북조선 매체에서 ‘선전’을 목적으로 소개한 북조선 여성들의 삶을 재구성한다. 저자는 북조선체제가 구현하고자 하는 ‘인민의 전형’인 이들이 여느 북조선 여성과 같은 삶을 살아갔다면 겪게 되었을 경험과 감정을 인터뷰 데이터에 기초하되 작가적 상상력을 덧붙여 서사화한다.
1장 ‘길건실-길확실’에서는 천리마시대(1956~1972를 대표하는 노동영웅인 길확실의 수기 『천리마 작업반장의 수기』에 나온 인물과 내용을 여성주의적 독해를 통해 재해석한다. 길확실은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은 시대까지 미디어와 문학예술을 통해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대중영웅’이다. 북조선 선전물에서는 그녀가 작업반장으로서 갖춘 의식과 행위에 초점을 맞추지만, 저자는 전후시기에 갑작스레 노동자로 내몰린 젊은 북조선 여성이 경험하는 내적 갈등에 주목한다. 2장 ‘만자, 혜원’에서는 옷과 가방을 만드는 부업을 하다 고난의 행군 시기를 맞아 난관에 부딪힌 엄마 만자를 도와 의복공장을 세워 시장에 뛰어든 혜원이 화폐개혁으로 재산의 대부분을 잃고 탈북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시장화와 함께 등장한 여성의 주체화 과정, 그럼에도 유지되는 가부장제의 억압이 복합적으로 재현된다. 3장 ‘수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극찬했다고 알려져 있는 영화 「한 녀학생의 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서사를 재구성한 것이다. 평범한 과학자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인민들의 행복과 청년세대의 이상 등을 다룬 명작으로 평가받은 이 영화에서 딸 수련이 결국 과학자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이 책에서 재구성한 수련은 아버지와 갈등 끝에 해외파견 노동자로 일하면서 경제적 안정과 일상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지낸다.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에서 그리는 북조선 여성들의 모습은 우리가 손쉽게 떠올리는 북조선 여성들의 이미지나 서사와는 사뭇 다르며, 북한에서 선전하고자 했던 영웅적 삶과도 거리가 있다. 저자는 소설, 영화,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