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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내 친구가 마녀래요 - 문지아이들 6
저자 E.L.코닉스버그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00-04-28
정가 12,000원
ISBN 97889320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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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 온 지 얼마 안 되어 친구도 없고, 형제도 없는 외톨이 엘리자베스.

지루하기만 한 나날을 보내던 엘리자베스는 어느 날 등교길에 자기를 마녀라고 소개하는 아이 제니퍼를 만난다. 엘리자베스가 보기에도 제니퍼는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외로운 사람의 눈은 그만큼 맑은 걸까? 제니퍼는 맥킨리 초등학교 5학년 중에서 유일한 흑인 아이지만, 엘리자베스의 눈에는 그런 것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똑똑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제니퍼는 자신이 흑인─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검둥이’라고 부르며 질시했을─이라는 현실 속에서 꿋꿋이 버텨내기 위해 수많은 책을 읽고 공상하면서 자랑스럽게 자기만의 고립된 세계를 만들었지만, 엘리자베스의 눈에는 오직 제니퍼의 특별함, 제니퍼가 진짜 마녀라는 것, 그 마녀가 자기를 견습생으로 선택했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할 뿐이다.

엘리자베스는 곧 제니퍼와 함께 둘만의 비밀스런 세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제니퍼 밑에서 본격적인 마녀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마녀 공부를 하고, 날계란과 생양파 따위의 견습 음식을 먹고 마녀의 금기를 지켜나가면서 둘만의 마녀 생활을 한껏 즐긴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연고를 만들던 날, 제니퍼가 마지막으로 그들의 사랑하는 두꺼비를 가마솥 위에서 달랑달랑 들고 주문을 외우자 엘리자베스는 “안 돼!” 하고 소리친다. 그 한 마디로 몇 달 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엘리자베스는 제니퍼에게 해고된다.

꿈은 깨졌고, 꿈이 깨진 자리에는 둘이 함께 해온 시간만큼의 상처가, 그 사랑만큼의 아픔이 깊이 새겨진다. 울며불며 집으로 달려온 엘리자베스는 깊은 상처 속에서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비로소 제니퍼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 동안 제니퍼가 보여줬던 마법의 비밀은 무엇이었는지 알게 된다.

이제 제니퍼는 더 이상 마녀가 아니다. 친구일 뿐이다. 두 아이는 그냥 다정한 친구로서 웃음을 터뜨린다. 마녀의 금기 사항이었던 ‘웃음’을. 꿈이 깨진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