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타임슬립, 300년의 대화
제1장 여왕의 스타킹
부국 클럽 | 비스킷 공장에서 |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제2장 조용한 혁명
무기가 된 애덤 스미스 | 지킬인가, 하이드인가? | 우리는 저마다 다른 자유를 말한다
제3장 내 마음속의 위대한 재판관
공감이란 무엇인가? | 가난한 집 아들 | 나는 사랑받을 만한가?
제4장 물고기의 정의를 원하는가?
플루트는 누가 가져야 할까? | 작은 물고기를 보라 | 먼 곳의 목소리
제5장 보이지 않는 손의 신화
마법의 손 | 거인들을 공격하다 | 거품 속에서
제6장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없다
빵집 주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 | 다시 사람을 보라
제7장 우리에게 모든 것을
대상속의 시대가 왔다 | 누가 애덤 스미스의 이름으로 불평등을 합리화하나? | 막걸리 도둑의 미래
제8장 손목을 자르리라
2+2=1 | 감자칩과 반도체 칩 | 절인 청어 이야기 | 금이냐 황소냐
제9장 우리는 모두 상인이다
상업사회와 자본주의 | 체스판의 말처럼 | 혁신의 예언자
제10장 스미스 씨의 벌통
세상에서 가장 멍한 사람 | 당파와 광신 | 나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네
에필로그: 상상하라
행복은 판돈에 있지 않다 |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부록: 마술의 교과서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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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문제
애덤 스미스에 대한 해석은 특정 시간과 장소의 산물이다. 이를테면 마르크스는 스미스를 계승하면서도 그를 “엉터리 부르주아 경제학자”로 몰아가며, 그의 이론이 자본가계급을 보호하는 무기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반면 20세기 중반 미국 자본주의 이론의 병참기지였던 시카고에서 애덤 스미스는 시장경제의 놀라운 비밀을 밝힌 영웅으로 격상된다. 인간의 행동을 분석할 때 합리적 이익을 추구하는 성향을 유일하게 타당한 전제로 삼았으며, 정부의 ‘무거운 손’이 아닌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만이 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해준다는 식이었다.
애덤 스미스는 한 사람인데, 상반되는 두 주장의 근거로 그의 사상이 활용된 적도 있다. 1795년 영국에서 식량 가격이 급등하자 농업 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법이 발의되었다. 이때 찬성 측은 ‘인구 전체를 먹이는 노동자는 그 생산물 중에서 몫을 갖는 것이 공평하다’는 스미스의 주장을 인용했다. 동시에 반대 측에서도 ‘자유로운 경제활동에 관한 원칙들이 제한 없이 작동’해야 한다며, 스미스의 말대로 거주 이동의 제한을 철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스미스의 사상은 일관성이 결여된 것일까?
‘애덤 스미스 문제’라는 말이 있다. 그의 사상에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두 면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가령 『도덕감정론』에서 그는 타인의 운명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행복에 즐거워하는 것이야말로 인간 본성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부론』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기 이익만을 실현하기 위해 애쓴다고 했다.
저자는 스미스의 ‘공감하는 인간’과 ‘자기 이익을 좇는 인간’을 대립항으로 놓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시장이 자유롭고 공정하다면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적으로 유익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런데 시장이 공정하려면 신뢰와 공감과 정의가 있어야 한다. 결국 ‘보이지 않는 손’은 ‘도와주는 손’의 존재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스미스의 한쪽 얼굴만 바라봤던 것이다.
스미스가 비판한 자유방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