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밤』의 감동을 잇는, 제2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리보와 앤』
폐쇄된 도서관에 남겨진 두 로봇과 그들을 염려하고 그리워하는 한 아이의 ‘연결’과 ‘우정’
“도서관에 확산된 바이러스 때문에 방치된 로봇 리보와 앤을 통해 관계의 단절과 고독, 그리고 연결과 우정을 감동적으로 그려 낸” 『리보와 앤』은 “나와 타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존귀함이 되살아나고 가슴속에서 뭉클하고도 따듯한 무엇이 퍼져 나가는 작품, 코로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한 조각이 담겨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제2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우리에게 ‘연결’이란 무엇이기에, 재난으로부터 안전할 이들은 누구이기에, 이 이야기는 단숨에 우리를 인물들 속으로 진입하게 만드는 것일까. 여운 짙은 이야기는, 끝이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도 나름대로 즐거움과 할 일을 찾아내는 앤과 리보 덕분에, 명랑한 앤과 서툴러도 진실한 리보의 대화 덕분에, 이야기봇 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덕분에, 무릇 따듯하고 애틋하다.
“출근한 직원 0명, 방문객 0명, 사람과의 소통 0%. 기능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세요.”
사람이 없는 도서관에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리보와 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보와 앤 곁에 남은 건 초록색 비상구 유도등 안의 인간과 적막뿐이다. 끝은 있는 것일까. 소리 없는 밤들을 지나 이상한 일요일 너머의 환한 세계가, 리보와 앤 앞에 당도하긴 하는 것일까.
오지 않는 사람들의 안부와 자신들의 쓸모를 걱정하던 둘은, 막막한 상황에서도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찾아낸다.
“앤. 사람이 없지만 평소처럼 일해 보자. 지금 네 기분이나 감정을 말해 봐. 알맞은 책을 내가 추천해 줄게.”
“오오! 리보 넌 천재야. 나는 내 감정을 ‘사랑’으로 정할래.”
사람이 없는 도서관에서, 리보와 앤은 서로에게 사람이 되어 준다. 비밀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면서.
하지만 여전한 불안의 나날들 속에, 리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