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쓰는 편지
겉모습이 다른 것만 다를까요? 마음이 달라도 다른 거예요. 생각이 달라도 다른 거고요. 《안녕, 존》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이에요. 아빠를 따라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온 친구가 있었대요. 피부색이 다르지만 우리말을 잘 하는 친구였지요. 친구가 놀이터에 나와 있으면,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말을 시켰어요. 그리고 친구가 말을 하면 신기해서 흉내를 내곤 했지요. 하지만 곧, 아이들은 저희끼리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놀았어요. 피부색이 다른 친구는 멀리한 채 말이에요. 해가 질 때까지 친구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어요.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친구가 되어 주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대요. 친구는 축구도 잘하고, 달리기도 잘하고, 가위바위보도 잘하는데 말이에요. 아무도 친구에게 물어봐 주지 않았대요. 무얼 잘하는지, 무얼 좋아하는지, 얼마나 함께 놀고 싶은지…….
작가는 그 친구에게 진짜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었대요. 아빠의 고향에 대해서 얘기해 주고, 속상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친구 말이에요. 그렇게 《안녕, 존》은 세상에 나왔어요. 겉모습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외톨이가 된 친구들의 마음을 읽어 주기 위해서요.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요.
2050년이면 다문화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에 이른다고 해요(국토연구원 <그랜드비전 2050연구보고서> 추산. 유럽이나 세계의 다른 여러 나라처럼 우리나라도 이제 다양한 문화의 친구들을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어요. ‘다문화 가정’은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이죠. 《안녕, 존》의 주인공도 방학을 맞아 외갓집에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우리 친구들과 똑같은 마음이랍니다. 지금쯤 주인공은 할머니 집에 잘 도착해서 존이랑 신나게 뛰어놀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