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미술’ 있다 … 정서영
010 그것이 그곳에서 그때 … 장지한
015 유령
017 무제 … 김범
018 GHOST WILL BE BETTER … 정서영
020 유령 … 장지한
027 무제 … 김범
030 늘 공기를 바꾸고 싶다 … 정서영
033 거기엔 … 김범
038 유령 … 장지한
065 그것
066 그것 … 장지한
078 다른 꽃 두 개 … 정서영
081 사자 … 김범
082 박하사탕 … 정서영
085 나무 … 김범
088 조각적인 신부 … 정서영
094 그것 … 장지한
139 그곳 그때
141 무제 … 김범
144 유들유들한 덧셈 …정서영
149 늙은 어부 … 김범
150 Continuity … 정서영
154 그곳 그때 … 장지한
167 제의 육화 가담 투사
168 시각적 제의(祭儀로서의 미술창작 … 김범
180 사물에의 가담과 투사에 의한 조각 작품 제작 연구 … 정서영
196 제의 육화 가담 투사 … 장지한
《그것이 그곳에서 그때》는 김범과 정서영의 글과 드로잉을 한자리에 모은 책이다. 그간 김범과 정서영의 작품은 정신성에 기반한 수직적인 위계를 해체하고 가벼움과 냉소를 향하고자 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했던 맥락에서 읽혀왔다. 갖가지 ‘물질’이 쏟아지던 새로운 세계는 누군가의 얼굴이 아니라 차가운 ‘사물’을 필요로 했고, 집단과 집단 사이의 좁은 틈에서 등장한 ‘개인’은 웅장한 서사가 아니라 산뜻한 ‘개념’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두 작가의 작품은 ‘사물’을 ‘개념적인’ 방식으로 활용함으로써 가볍지만 날카로운 ‘농담’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동시대’의 지배적인 담론과 작가들의 사유를 구분해 보려 시도한다. 이는 ‘시대의 요구’가 아니라 ‘작가의 질문’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두 작가에게 사유된 것은 무엇인가. 저자가 최근 미술계에서 전례 없이 ‘유행’한 ‘유령’이라는 현상에 주목한 것도 두 작가가 갖고 있는 질문의 심연을 들여다보려는 시도였다. ‘유령’은 가끔 세계의 모호한 감각 전부를 아우를 수 있는 말처럼 보이기도, 무엇보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김범과 정서영에게 유령은 반대로 자신의 바깥을 향하는 통로였으며, 유령은 내면이 아니라 ‘타자’를 향하는 ‘외존(外存’의 목소리였다. 그들은 작품이라는 장소에서 흔히 ‘유령’ 이라고도 불리는,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의 목소리와 ‘관계’ 맺는다. 그렇기에 작품에서 떠오르는 것은 ‘그것’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제3의 무엇이며 그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물’ 은 시대를 대변하는 기호가 아니라 어떤 존재가 ‘그곳’에서 ‘그때’ 잠시 머물기에 적절한 장소다.
한편, 이 책의 구성은 김범과 정서영의 글과 이미지를 시간순으로 성실하게 따라가기보다 그들이 작업을 시작한 8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의 작업을 비평가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재배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 중에는 잘 알려진 작품도 있지만, 오랫동안 작가의 작업실 한편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