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소더비 런던의 세크메트 앞에서
·경매 회사 소더비의 뿌리, 책과 고문서
PART I. 희소성이라는 보물
황제 나폴레옹의 마지막 흔적이 담긴 책을 찾아서
-1823년 소더비 런던, 세인트헬레나섬에서 온 나폴레옹의 서재
‘문화 전쟁’을 야기한, 단테가 쓰고 보티첼리가 그린 《신곡》
-1882년 소더비 런던, 해밀턴 궁전 컬렉션
★ BOX | 단테와 보티첼리의 평행 이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28년 소더비 런던, 《땅속 나라의 앨리스》
PART II. 신에게 바치다
프랑스 왕국의 첫 여왕이 될 뻔한 여인의 책, 《잔 드 나바르의 기도서》
-1919년 소더비 런던, 헨리 예이츠 톰슨 컬렉션
신의 소명으로 완성한 미국 최초의 인쇄물, 《베이 시편집》
-2013년 소더비 뉴욕, 《베이 시편집》
‘마지막 연금술사’ 아이작 뉴턴의 노트
-2020년 소더비 런던, 뉴턴의 불에 그을린 노트
구텐베르크의 사업가적 집념이 담긴 《성경》과 〈면죄부〉
-2015년 소더비 뉴욕, 구텐베르크 《성경》
PART III. 세상을 바꾸다
영국 왕실의 흑역사가 미국의 보물이 된 사연, 〈마그나카르타〉
-2007년 소더비 뉴욕, 〈마그나카르타〉
★ BOX |〈귀족들의 문서〉가 〈마그나카르타〉가 되기까지
미국 〈헌법〉이 묻습니다, “헌법은 누구의 것인가요?”
2021년 소더비 뉴욕, 미국 〈헌법〉 사본
〈노예 해방 선언문〉에 가려진 링컨의 비밀 프로젝트
-2016년 소더비 뉴욕, 〈노예 해방 선언문〉 인쇄본
마오쩌둥이 애틀리에게 보낸 편지의 수수께끼
-2015년 소더비 런던, 마오쩌둥의 비밀 편지
·참고 문헌
· 텍스트의 역사는 어떻게 평가받는가
· 소더비의 기록에서 추적한 책과 고문서들의 작은 역사
소더비나 크리스티 같은 경매 회사가 국내 언론에 소개될 때는 보통 유명 미술품이나 보석류의 최고가가 경신되었을 때다. ‘고흐의 작품이 얼마에 낙찰되어 최고가를 경신했고, 이전 최고 기록은 얼마였다’는 식의 기사다. 그런데 경매에 관한 이런 기사들을 보면 궁금해진다. 인류의 문화유산급인 작품들이니 비싸다곤 하지만, 그렇게 정해진 가치는 보편적인 것일까.
예를 들어보자. 영국인들과 미국인 중 누가 더 〈마그나카르타〉를 소중하게 여길까. 소중함의 척도를 가격으로 삼는다면, 미국이 승자가 될 것이다. 영국에서 〈마그나카르타〉는 잊혀진 문서였지만 이를 발굴해 현대 민주주의의 초석으로 삼은 나라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경매에 올라온 적이 없는 이 문서는 미국에서 미국인에 의해 2,130달러라는 가격이 매겨졌다. 즉 〈마그나카르타〉는 미국인들에게 더욱 가치가 있는 종잇조각이라는 의미다.
소더비와 같은 경매장에서 거래되는 물건들 중 눈길을 끄는 것들은 희소성과 함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서사를 담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유명인이 소장했거나 손길이 묻은 물건, 역사적인 사건에 연루된 물건, 최초로 만들어진 물건에 담긴 사연과 같은 이야기들이다. 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곧 물건에 담긴 시간과 역사를 소유하는 것이다.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은 바로 물건에 담긴 역사, 그중에서도 책이나 문서들에 얽힌 사연을 추적하는, 텍스트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소더비의 경매품 중 책과 문서들을 선택한 이유는, 소더비가 원래 책 경매로 시작된 회사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고서나 고문서 경매라면 소더비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중요한 경매, 역사적인 경매가 많았다. 황재 나폴레옹의 서재, 보티첼리가 삽화를 그린 유일무이한 《신곡》,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원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일컬어지는 《잔 드 나바르의 기도서》, 구텐베르크가 자신의 발명품으로 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