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가는 것
좋은 것은 자꾸 생각나 / 나는 봄 / 햇볕이 되는 날 / 물들다 / 하늘과 바다처럼 / 겨울 지나고 봄 / 정말 맛있는 떡볶이 먹고 싶다 / 지금은 다 아는 걸까 / 날 / 의자가 의자에게 / 다행히 해가 따뜻했다 / 사랑 / 무엇이 잘못된 걸까 / 이 순간 / 내가 할 수 있는 것
제2부 아프다고 말하고 싶은데
고고 / 괜찮은 척 / 웃는 버릇 / 투명 인간 / 학교 밖에서 / 시계처럼 / 가슴이 콱 막혀 답답할 땐 / 눈물의 맛 / 노력의 맛 / 진짜 열심히 하면 될까요? / 이러다 갑자기 / 겉모습만 보면 / 나의 운동화 / 주머니의 법칙 / 다림질을 하며
제3부 마음이 서운한 날
속 깊은 열다섯 / 키 높이 신발을 신고 / 손의 힘 / 우리는 보호받을 수 있을까 / 주문을 외다 / 장래 희망 / 개나 사람이나 / 목줄 / 하루살이 / 속상하다 / 나한테 없는 것 / 균형 / 마음이 서운한 날 / 물방울이 모여 / 반전
제4부 별이 뜨면 좋겠어
안녕 / 한 끗 차이 / 처음 / 나는 / ㅋㅋㅋ / 주객전도 / 끝없는 생각 / 나쁜 말 / 싸움은 술래 / 경고 / 마음을 쓰다 / 길을 가다 / 깜깜한 밤 / 징검다리 / 틈
해설
시인의 말
우리는 ‘중2병’이 아니라
‘속 깊은 열다섯’입니다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에 선 청소년이 좌충우돌하면서 방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편견과 선입견의 잣대를 들이밀며 몰아세운다. “나도 모르게/희망보다 절망을/먼저 떠올”(「한 끗 차이」리는 위태로운 시간을 견디어 내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그저 “속을 통 모르겠다고/속 좀 그만 썩이라고”(「속 깊은 열다섯」 다그치면서 ‘중2병’이라는 딱지를 붙여 버린다. 하지만 아이들이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맨날 사고만 치는 골칫덩이가 아니라 “누가 뭐래도/속 깊은 열다섯이다”(「속 깊은 열다섯」. “겉모습만 보고/멋대로 마음대로/생각”(「겉모습만 보면」하는 어른들의 편견에 아이들은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 않아서”(「웃는 버릇」 그저 웃고 만다. 시인은 이러한 청소년들의 속마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예민하게 포착하여 섬세한 시로 담았다.
좋아도 ㅋㅋㅋ
싫어도 ㅋㅋㅋ
기막힐 때도 ㅋㅋㅋ
어색할 때도 ㅋㅋㅋ
진짜로 웃겨도 ㅋㅋㅋ
가짜로 웃겨도 ㅋㅋㅋ
누구나 아는 ㅋㅋㅋ
나만 아는 ㅋㅋㅋ
ㅡ「ㅋㅋㅋ」 전문(78쪽
그럼에도 청소년들은 “하고 싶은 마음/가고 싶은 마음/만나고 싶은 마음/사랑하고 싶은 마음” 등 “무수한 마음들”(「나한테 없는 것」을 꿈꾸며 살아간다. 때로는 “나 여기 있다고//아직 살아 있다고//분명 숨 쉬고 있다고//온몸으로 소리쳐도”(「투명 인간」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있는 듯 없는 듯 투명 인간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마냥 움츠러들지만은 않는다. “그때 참 뭘 몰랐”(「지금은 다 아는 걸까」던 시간과 “어느새 훌쩍 커 버린”(「겨울 지나고 봄」 제 모습을 돌이켜보면서 “난생처음/나의 뒤를 돌아보고/나의 앞을 그려”(「다림질을 하며」보며 성장해 간다.
키 작은 나무가
키 큰 나무에게
어깨를 기댄다
덩치 작은 고양이가
덩치 큰 개에게
살을 비빈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