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단순하고 납작한 착각을 넘어설 때
1부 나를 만든 세계
장애의 역사가 곧 나의 역사다
견고하고 완전한 때로는 불완전한
어떤 몸을 중심으로 세계를 설계할 것인가
에이블리즘에 반하여
디아스포라로서의 코다
미등록 이주아동과 코다
아프면서도 건강하다
잘 듣고 말하고 보기
다시 태어나도 나의 자녀로 태어나줘
지도를 제시하는 언어
시점과 당사자성의 힘
2부 나와 우리가 만드는 세계
이야기가 세상과 만나는 곳
역사가 된 가족사진
기쁘게 저항하는 기술
가족이라는 실험
영 케어러와 코다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왜 세상은 미래세대가 구해야 하죠?
가장 사적이고 가장 정치적인
바깥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내 이야기는 사소하지 않습니다
부록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의 목록
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고 느낄 때
당신은 가장 무지한 상태일 수 있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 「기억의 전쟁」 등 뛰어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든 영화감독이자 작가 이길보라는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 즉 농인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아이로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고요의 세계에서 자랐다. 사람들은 “부모님이 장애가 있어 어떡하냐”며 공감의 외피를 한 손쉬운 연민을 던졌고, 저자는 종종 당황했다. 물론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갈 때 수용과 포용보다는 차별과 거절을 더 자주 경험한다. 그러나 어려운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모두의 인생이 그렇듯 화가 나고 속상할 때도 있고 기쁘고 가슴 벅찬 날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좋은 경험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유독 슬픈 이야기를 할 때 공감한다며 눈물을 흘리거나 연민의 혀를 찬다. 그 순간 삶은 대상화된다. 자기 삶의 서사를 구축하는 주체성은 위협받는다.
그럴 때마다 그가 ‘불쌍한 사람’이 아님을 알려준 것은 텔레비전과 책에서 접한 논픽션 작품들이었다. 반지하방에서 호떡 장사를 나간 부모를 기다리며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저자에게 좋은 작품들은 창문과도 같았다. 자신과 유사하게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다름과 상실, 고통이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걸 배웠다. 고통을 납작하게 바라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가져다주는 가치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 저자는 그 보답으로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었고, 자신의 작품들도 누군가의 세계를 확장하는 도구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의 세계를 넓혀준 작품들을 소개하며, 고통에 공감한다는 단순하고 납작한 착각을 넘어설 때 비로소 더 넓고 깊은 세계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당신의 시야를 확장하는
논픽션의 세계
1부 ‘나를 만든 세계’에서는 장애의 의미를 다시 사유하게 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불구’(crip라는 혐오의 언어를 전유하여 자긍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