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세상이 만나는 곳에 숨은 ‘표준’과 ‘정상’을 다시 생각해보고, ‘장애’라는 삶의 방식을 들여다보는 책. 가구와 도구, 부엌과 캠퍼스, 도시의 거리 등 인간이 만들고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은 몸과 세상 사이의 간격을 메우기 위한 보조기술이다. 그러나 몸과 세상 사이의 부적합이 장애로 여겨질 만큼 심각하지 않은 한, 우리는 구축된 일상 환경에 숨겨진 어떤 가정을 생각해보지 않는다. 이것들은 정말 모두를 위해 디자인된 것일까? 사이보그 팔에서 맞춤형 골판지 가구, 청각장애인 건축에 이르기까지 장애에 대한 생생한 경험과 그로부터 나온 아이디어와 혁신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사물과 환경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촉구한다. ‘정상성’에 대한 고집이 아닌, 신체의 놀라운 적응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은 어떤 모습일까?
‘들어가는 말’에 나오는 어맨다의 이야기가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저신장 장애인인 그녀는 미술관 큐레이터로서, 강연대 아래에 두는 나무 발판 같은 보조 기구 없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일하고 싶었다. 기존의 강연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자신의 신체에 강연대를 맞추고자 한 것이다. 이에 저자와 학생들은 그녀를 위한 강연대를 설계, 제작하면서 장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은 익숙한 사물과 환경을 낯설고 새롭게 만들어서, 모두 다른 우리 몸의 다양한 필요와 욕망을 더 잘 충족시켜줄 미래를 상상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자 장애와 디자인 이론에 대한 입문서이며, 모든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수적인 테크놀로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나는 필요에 의해 공학에 발을 들여놓았다. 세상에는 장애에 대한 폭력과 빈약한 정의(定義가 만연하고, 장애가 있는 삶의 경험에 대한 상상력은 한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 나은 기술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지만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장애의 상태는 너무나 다양하고 흥미롭고 긴급해서 한 분야만 연구해서는 다룰 수 없다. 정상성에 대해 오랫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