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흑인 작가의 미완성 원고
흑인과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극심했던 1957년.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작가 제임스 볼드윈은 신문가판대에서 발견한 사진을 보고 분노했다. ‘백인’ 학교에 가던 한 흑인 소녀에게 백인들이 욕설을 퍼붓고 침을 뱉는 사진이었다. 먼 외국에서 방관할 수만 없다고 생각한 볼드윈은 귀국해서 민권운동에 투신하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말년의 볼드윈은 민권운동의 세 거목 마틴 루서 킹, 맬컴 엑스, 메드가 에버스의 발자취와 미국 흑인의 고난의 역사를 글로 남기기로 했다. 노선이 각기 달랐던 세 사람은 불과 5년 사이에 모두 살해당했고, 볼드윈은 ‘이 가문을 기억하라Remember This House’라는 이름으로 기획한 책을 미완으로 남긴 채 1987년 사망했다.
아이티의 ‘이창동’이 만든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
약 30여년 후, 사회성 짙은 영화를 만들고 문화부장관으로 일한 경험까지 있어서 한국에는 아이티의 ‘이창동’으로 알려진 감독 라울 펙은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 제임스 볼드윈의 미완성 원고, 에세이, 편지, 인터뷰 녹취록 등을 영상이라는 또 다른 언어로 완성한 이 영화는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영화상을 비롯해서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4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을 받으며 평단의 호평과 일반 관객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아마존닷컴 독자 리뷰 약 3000여 건 베스트셀러 번역 출간
책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는 영화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의 오리지널 각본과 제작을 둘러싼 뒷이야기, 40장의 사진을 담은 책이다. 미국 문학사의 한 축으로 평가받는 작가의 원고가 영화의 뼈대를 이룬 만큼 책도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를 입증하듯 미국 아마존닷컴에는 2750여 건의 독자 리뷰가 달렸고, 세계 최대 도서 리뷰 사이트인 굿리즈에는 5800여 명이 평점을 매겼다. 국내판은 러시아문학을 중심으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