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철학자들의 학설, 또는 일반적으로 철학사에 관한 온갖 종류의 설명을 읽는 것은 직접 그들의 원작을 읽는 대신에 다른 누군가가 우리 대신 음식을 씹도록 하는 것과 같다. 만약 우리가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과거의 사건들을 우리 눈으로 자유롭게 볼 수 있다면 누가 세계사를 읽겠는가? 그런데 철학의 역사와 관련하여 철학자들의 원본에서 그 주제에 대한 부검이 실제로 가능하다. 어쨌든 우리는 간결함을 위해 잘 선택된 주요 장들로 그 대상을 한정할지도 모른다. 같은 내용의 반복을 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그들 학설의 본질을 왜곡되지 않은 진실된 형태로 알게 될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매년 나타나는 대여섯 개의 철학사 중에서 철학 교수의 머릿속에 들어간 것, 그것도 그에게 두드러져 보이는 것만 받아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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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아학파 철학자들은 아마도 직관된 것과 사유된 것, 현상(phainomena과 본체(noumena 사이의 대립을 알게 된 최초의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본체만이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 본체야말로 유일자이며 불변하고 부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그들이 현상, 즉 직관된 것, 현상하는 것, 경험적으로 주어진 것에 대해 같은 주장을 한다면 완전히 우스꽝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디오게네스는 그런 식으로 오해받은 그 명제를 잘 알려진 방식으로 반박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미 현상과 사물 자체를 구별했다. 후자는 감각적으로 직관할 수 없고, 오직 사고를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본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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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쉽게 열거할 수 있고, 우리에게 보존된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주요 명제들이 고대인들의 문헌에서 수없이 되풀이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 이상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예컨대 우리는 정신과 동질의 원소에 대한 아낙사고라스의 가르침, 사랑과 증오, 그리고 네 가지 원소에 대한 엠페도클레스의 가르침, 원자와 모사에 대한 데모크리토스와 레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