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알려면 지리를 알아야 하고
지리를 알려면 지형을 알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지형학은 지리학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 지표면의 형태를 의미하는 지형은 지표를 구성하는 물질과 이를 변형 · 변위시키는 원동력인 지형 영력과의 상호작용이 반영된 지형 프로세스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며, 인간의 활동에 직 ·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장 기본적인 환경 요소다. 따라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주요 주제로 삼는 지리학에서 인간의 활동 무대인 지표면의 성질을 고찰하는 지형학은 지리학의 핵심 영역이다.
지형이 어떻게 발달하였는지에 대한 연구는 지형 형성의 역사에 주목하는 방법, 지형 형성의 작용 원리에 주목하는 방법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전자를 발달사론적 지형학, 후자를 프로세스론적 지형학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프로세스론적 지형학이 주목받고 있는데, 프로세스론적 지형학은 지리학적인 색채가 약한 반면, 발달사론적 지형학은 발달사 연구가 종합적 · 역사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발달사론적 접근법!
지형의 역사로 지리학의 영역을 확장하다
『발달사 지형학』은 지형발달사 관점에서 쓰인 지형학 개론서다. 지형학의 체계화는 약 10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중위도의 육상 지형이 대상이었지만, 20세기 중엽이 되자 극지부터 열대, 고산부터 심해저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형이 대상이 되었다. 또한 고속도로를 비롯하여 각종 구조물의 기초 조사로 지구의 표층 구조가 알려지고, 거대 댐의 건설, 삼림의 벌채, 경지와 나지의 확대로 인한 새로운 현상도 알려지면서 지역과 현상에 대한 연구는 지난 50년간 크게 확대되었다. 더욱이 달과 행성의 지형도 새롭게 대상에 더해져 지구 지형과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발달사 지형학에 대한 연구는 아쉽다. 전문학술지를 통해 소개되는 연구 성과는 특정 장소 지향적인 데다 내용도 대단히 세부적이고 전문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형을 종합적 · 체계적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