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은 제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것입니다!”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약 5억 명의 성인(20~79세이 당뇨병을 앓고, 해마다 약 400만 명이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밴팅의 발견이 없었더라면 당뇨병의 피해 규모는 가늠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슐린의 발견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라고 말한다(물론 지금까지도 당뇨병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다. 이러한 공로로 밴팅은 1923년에 역대 최연소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런데 밴팅과 함께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그의 조교였던 찰스 허버트 베스트가 아니라 존 매클라우드 토론토 대학교 교수였다. 매클라우드는 연구실을 제공하고, ‘인슐린’이라는 명칭을 붙여주는 등 도움을 주었으나 이들의 실험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이에 기분이 상한 밴팅은 노벨상 상금의 절반을 베스트에게 주었다고 한다. 밴팅이 왜 매클라우드가 아닌 베스트가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밝혔는지(이 책에 심지어 이들이 연구를 시작할 때 매클라우드가 휴가를 떠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우연이 아닌 듯하다, 밴팅과 베스트가 인슐린을 발견하기까지 얼마나 열악한 연구환경에서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이 책에 잘 드러나 있다. 밴팅과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을 한 이는 베스트였음을 간접적으로 강조하는 게 아닐까.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을 해 세상을 놀라게 한 밴팅과 베스트는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한다. 당뇨병 환자들에게 빨리 인슐린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밴팅 연구팀은 치료제에 대한 권리를 단 1달러를 받고 토론토 대학교에 넘겼던 것이다. 공동선을 위해 개인의 이익은 포기한 위대한 결정이었다. 이때 밴팅이 한 말은 이제 너무나 유명하다. “인슐린은 제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개, 마조리
밴팅과 베스트는 1921년 5월부터 1922년 1월이 끝나갈 무렵까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토론토 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