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말
머리말 - 잊히지 않아야 할 크고 작은 세계의 기록
1 갑상선 호르몬의 진실
: 재현의 목적은 본질의 장악에 있다
2 술과 심부전
: 돌아올 수 없는 강은 한 번에 건너는 것이 아니다
3 어느 HIV 청년과 약혼자
: 낙인이 치료에 미치는 영향
4 옴과 헤테로토피아
: 그들에게 쉼터는 장소 바깥에 있는 장소였다
5 요통, 변비 그리고 실신
: 좋은 의료란 무엇인가
6 질병이나 죽음은 형벌일까
: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유일한 진실, 고통에 관하여
7 고통의 이분법
: 몸과 마음 사이의 간극과 관계에 대하여
맺음말 - 누군가는 경계에 서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의사로서도 인류학자로서도 뛰어나지만,
그의 가장 빛나는 부분은 의사와 인류학자의 경계 속에서 탄생한다.”
- 이현정,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현대 의학이 간과한 돌봄의 필요와 쓸모를 살뜰히 발굴해낸다.”
- 장일호, 기자 · 『슬픔의 방문』 저자
“누군가는 경계에 서 있어야 한다”
내과 의사이자 인류학 연구자 이기병의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3년의 기록
내과 의사 이기병은 공중보건의 시절, 3년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이하 외노의원에서 근무했다. 전문의 수련을 막 마치고 나온 의사로서 그는 그곳에서 다양하고 고유한 아픈 몸들을 만나며 언어의 장벽, 문화의 장벽을 실감한다. 그때의 그 고단함과 좌충우돌했던 분투를 그저 ‘미숙’의 결과로만 생각하기엔 갑갑함이 남아 있었다. 무언가 더 나은 진료와 돌봄을 제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고민을 안고 있던 그는 마침내, 인류학이라는 새로운 길을 만난다.
의학의 진단 및 치료 체계는 특정 증상을 보이면 특정 질병으로 이어지는 병인론에 근거해 정해진 프로토콜에 의해 움직인다. 의학은 합리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며 인류 전체의 건강한 삶을 견인했으나 한편으론 환자 개개인이 겪는 질병 서사에서는 점점 멀어졌다. 이야기보다는 과학이, 숨은 맥락보다는 눈에 보이는 확실한 증거가 중요했다.
『연결된 고통』은 현직 내과 전문의이자 의료인류학 연구자 이기병이 외노의원에서 만났던 환자들과 씨름하며 겪었던 희로애락을 담은 책이다. 건강과 불건강, 몸과 마음, 삶과 죽음, 나와 너로 구분되는 이분법의 시대에 이 책은 의학이라는 단일의 카테고리에 포섭될 수 없는 아픈 몸들을 인류학적 시각에서 해석하고 복원한다. 코로나 시대 감염내과 의사로 일하며 틈틈이 옛 기록을 복원하는 작업은 지난하고 외로운 일이었으나, 여러 차례 고쳐 쓰고 다듬어 집필 4년 만에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외노의원이 이제 폐원(2004-2017하여 역사로만 남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외노의원과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