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개소리(Hello Gaesori
Ⅰ. 풍자로서 개소리
1. 개소리의 기원
카인의 동문서답 / 장자의 톤톤 / ‘개’에 담긴 뉘앙스 / ‘개’에 투영된 인간
2. 어른을 위한 동화
풍자의 거장들 : 루키아노스·세르반테스·스위프트 / 웃으며 태어난 여자아이
Ⅱ. 권력의 개소리
3. 풍자의 대체 : 정치적 개소리의 만연
고바우영감, 오적, 작은 연못, 그리고 ‘야한 여자’ / 간첩 같은 꼬리표 / “모든 동물은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 호언장담
4. 동문서답·책임전가·아시타비·허장성세
권력의 개소리 : 네 가지 특징 / 1 동문서답 / 2 책임전가 / 3 아시타비 / 4 허장성세 / 구라 뻥(pants on fire의 진짜 목적 / 조정의 개소리 : 上不端表
Ⅲ. 개소리의 기만성
5. 기만으로서 개소리
거짓(말의 양면성 / 기만의 경이로운 변이들 / 일상의 개소리 /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 자기기만과 어림짐작(heuristics의 모호한 경계
6. 개소리의 심천(心泉
자기기만의 양면성 / 진실된 정보의 선택적 배제 / 개소리에 투영된 자기기만
7. 정치적 자기기만
진실해 보이는 것(truthiness 〉 진실성(truthfulness / 피그스만과 통킹만 / 신 포도(sour grape : 집단적 자기기만 / 집단적 광기 / 블레어의 ‘찻주전자’
굿바이 개소리(Goodbye Gaesori
[첨언] 개소리와 bullshit의 호환성과 이질성
참고 문헌
캠퍼스의 개소리
(이하 프롤로그 - ‘헬로 개소리’에서 발췌
어느덧 36년 전의 일이지만, ‘일제 36년’에 비하면 기억이 생생하다. 1987년 6월 항쟁 전야에 캠퍼스에 울려 퍼진 개소리에 관한 기억은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 있다.
그해 4월 13일 독재자는 9천 9백 자가 넘고 원고지 65장에 달하는 담화를 통해 일체의 개헌논의를 금지시켰다. 한 대학에서는 담화 녹음에 ‘개 짖는 소리’를 삽입해서 조롱했다. 독재자의 음성은 코 막힌 소리로 근엄하게 시작하는가 싶더니 점점 목청이 사그라들면서 개 짖는 소리로 변했다.
개소리의 사전적 의미는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조리 없고 당치 않은 말’이라고 하는데, 독재자의 담화는 논리가 정연했다. 여하튼 학생들은 독재자의 담화를 개소리로 풍자하며 한바탕 웃은 다음에 투석전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연초에 단말마적인 개소리가 있었다. 1월 15일 중앙일보를 시작으로 박종철 군 고문치사에 대한 취재가 쇄도하자, 당시 치안본부장은 “책상을 탁! 치니까 억! 하고 죽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수습과정에서 내무장관이 된 특전사령관 출신 인사는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때리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개소리의 본질은 두 결정권자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
다름과 책임에 관한 문제
저자는 결론적으로 개소리가 자신이 감당해야 할 인지부하와 책임들을 타자,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가한다는 점에서 유해하고 비윤리적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다름과 책임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다. (이하 에필로그 - ‘굿바이 개소리’에서 발췌
“이 법 하나 더 만든다고 사고가 안 생깁니까?”
대통령을 비롯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결정권자들만 이런 논법을 쓰는 것이 아니라, 공직의 말단직이나 작은 조직 내부에서도 누구나 이런 식으로 말할 때가 있다. 이런 식의 말이 논리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어쩌면 상식에 부합한다. 법 하나 더 생긴다고 해서 교통사고, 산업재해, 젠더폭력, 각종 안전사고 및 강력범죄 등이 종식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