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작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한 권
처음, 시작, 첫날. 설레는 한편으로 긴장과 불안이 뒤따라오는 단어들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시작은 떨리기 마련이겠지만, 대부분이 공통으로 겪는 일생일대의 ‘첫날’을 하나 고르라면 초등학교 입학이 있겠다. 학교라는 교육제도의 첫 문턱을 넘는 순간은 유소년기에 맞이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경험일 것이다. 집이나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하던 공동생활보다 규모는 더 커지고, 배워야 할 지식도 익혀야 할 규칙도 훨씬 많아진다.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이 부쩍 늘어난 초등학교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떨리고 어려운 아이들은 어떻게 학교에 적응해 갈 수 있을까?
《학교 첫날인데…》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의 바짝 긴장한 마음을 다독인다. 김진미 작가의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그림은 책에 담긴 격려의 메시지와 어우러진다. 작가의 전작 《엄마가 간다!》가 아이를 유치원 소풍에 보내느라 고군분투하는 엄마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해 떨리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한 계단을 오르고, 시점은 엄마에서 아이로 바뀌었다. 그만큼 아이의 속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학교에서 처음 보내는 하루를 아이의 관점에서 솔직하게 풀었다.
학교 첫날, 훌쩍 성장하는 하루
표지는 일종의 프롤로그다. 귀여운 바가지 머리를 한 아이 얼굴이 눈길을 끈다. 아이는 커다란 눈을 빛내며 이불을 턱 끝까지 끌어 올린 채 울상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첫 등교를 앞둔 아이는 긴장한 나머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면지를 넘기면 아이 주위로 둥둥 떠다니는 걱정이 책 제목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학교 첫날인데… 교실을 못 찾으면 어쩌지?’, ‘학교 첫날인데… 오줌이 마려우면 어떡하지?’
엄마 손을 잡고 학교에 도착하면 드디어 실전의 시간이다. 교실을 하나둘 채워 가는 아이들은 긴장해서 땀을 뻘뻘 흘리기도 하고, 온화하게 빙긋 미소 짓기도 하고, 저마다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