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아름다움
‘액체 세대’는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뜻하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표현이다. 전작 『액체 세대』에서 바우만과 대담을 나눈 레온치니는 이제 자신이 속한 세대의 사랑과 아름다움을 살핀다. 그는 끊임없이 유동하는 시대에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보았다. 특히 디지털에서 가상의 관계로 맺어지는 액체 세대의 짧은 사랑이 철저히 개인주의적인 것으로 변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아울러 이 세대에게 아름다움이란 늘 젊어 보이는 것인데, 이들이 선망하는 미적 기준은 성형외과 의사가 만든 이미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한다. 그렇다고 유동적인 아름다움에 부합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 이들의 책임을 물을 순 없으며 우리 모두 이러한 현상의 피해자라는 것이다.
사랑과 소유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통해 사랑의 양태를 살핀다. 액체 세대의 사랑은 불확실하고 유동적인 감정으로, 평온함마저 긴장의 균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인간은 자기 소유가 가능한 대상을 사랑하는 것에 익숙한데 상대를 자기 소유라고 생각하는 순간, 관계는 위태로워지고 이때 고통받는 사람은 소유권을 주장하는 쪽이다. 사랑의 본질은 서로의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지만 현대는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시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시대라는 점도 상기시킨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는 건 결국 자신을 그에게 투자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준다면 그 안에 자기 일부를 남기는 것을 의미하므로 진정한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닌 주는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다. 그러면서 사랑이 아직도 생명처럼 강하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사회 참여의식의 변화
저자는 사랑받고 싶은 욕구와 동시에 공동체에 속하고 싶은 욕구가 액체 세대의 가장 시급한 욕망이라고 말한다. 이른바 ‘포스트 빈곤post poverty의 시대’에 성장한 액체 세대에게 성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존재가 되고 싶다는’ 희망에서 출발하여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망의 주체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