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이 화장품을 만드는 동안 벌써 토끼 아흔아홉 마리가 죽었어. 실험실에는 토끼 한 마리만 남았지. 속눈썹에 바르는 화장품을 실험할 때 토끼만큼 좋은 동물은 없거든. 토끼는 눈물을 잘 흘리지 않고, 눈도 잘 깜박이지 않으니까. ‘그래. 이건 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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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바로 온 토끼들이에요. 평생 실험장에서 못 떠날 확률이 높겠죠. 바깥세상 구경을 한 번도 제대로 못 한 게 안타깝더라고요. 시원한 바람, 높은 하늘, 따사로운 햇볕, 푸르른 산과 들. 뭐 그런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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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구마 농사를 지었다고 다 내 고구마는 아니더라고요. 멧돼지가 고구마를 파먹은 다음 날에는 꼭 고라니도 와서 고구마를 파먹어요. 멧돼지는 그나마 양심이 있는지 한 곳에 있는 고구마만 먹고 가는데, 고라니 이 녀석은 양심도 없어요. 여기 파고, 저기 파고?? 온 고구마밭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는다니까요. 굼벵이도 와서 먹고, 이 동네 생명체들은 다 제가 키우고 있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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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안에 가득 든 고구마가 모두 씨의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스르륵 녹았지. 세상에 내린 첫눈처럼 말이야. 모두 씨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어. 눈앞에 농부 정 씨의 고구마밭이 생생하게 펼쳐졌어. 밭에서 고구마가 주렁주렁 가득 매달린 고구마 줄기를 끌어 올리는 기분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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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모두 씨가 적어 놓은 대로 빵을 먹었더니 효과가 있었어요. 머리가 아플 때, ‘작은 정원에 핀 빨간 꽃 빵’을 먹었더니 머리가 상쾌해졌어요. 진짜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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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마음이 지금보다 씩씩해지는 빵을 먹으러 ?모두의 안녕〉에 와 보지 않을래? 오늘도 모두 씨는 세상의 모든 존재의 안녕을 바라며 빵을 굽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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