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였지만 가슴 속에 영원히 새겨진,
눈부셨던 그해 여름의 기억
방학을 맞은 소년이 삼촌의 마을로 향합니다. 삼촌이 사는 곳은 복잡한 도시와 떨어져 한가로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시골이지요. 소년은 자전거를 타고 마을의 작은 골목길과 나무,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들판을 달리고 밤늦도록 독서를 하며 하루하루 시간을 보냅니다. 어느새 몸에 잘 맞는 삼촌의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을 누비던 소년은 수확이 한창인 밀밭을 피해 멀리 돌아서 가려다 처음 보는 곳까지 가버립니다. 길을 잃은 소년의 눈앞에는 모랫길로 이어진 언덕이 보이고, 그동안 그곳에 있는 줄 전혀 몰랐던, 눈부시게 푸르른 바다를 발견하게 되지요. 우연히 발견한 바다의 풍경에 사로잡힌 소년은 그대로 자전거를 모래사장에 놓고 바다에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황홀한 바다의 풍경에 푹 빠져있던 중 마침 강아지를 찾아 바다로 온 에스더 앤더슨이라는 소녀와 만나게 되지요.
“그러느라 가장 큰 파도를 보지 못했다. 깜짝 선물처럼 해변에 도착한 파도를.”(본문 36쪽
마치 찰나와 같았지만 소년에게는 영원과도 같았을 에스더 앤더슨과의 만남은 소년을 알 수 없는 떨림과 두근거림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하고, 이윽고 소년은 에스더 앤더슨을 만나기 위해 다시 길을 잃기로 합니다. 책을 읽으며 소년과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어느 여름 날 한적한 시골 마을의 다정한 풍경 속을 달려 보세요. 소년이 느꼈을 순수한 떨림, 가슴이 벅차오르는 두근거림을 함께 느끼며 나만의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세요.
“방학은 달팽이 집 같았다. 나는 나선형 원을 그리면서
멀리 떨어진 가장자리까지 가려고 애썼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과 우연한 만남, 그리고 성장
모든 것이 서툴고, 처음이기 마련인 유년시절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또렷해지고 또 롤러코스터를 탄 듯 한순간에 헤어나기 어려운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기도 합니다. 사춘기를 지나 더욱 더 많은 경험이 쌓인 성인이 되면 어린 시절에 너무나도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