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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남자들은 항상 나를 잔소리하게 만든다 - 여자들에게만 보이는 지긋지긋한 감정노동에 대하여
저자 제마 하틀리
출판사 어크로스출판그룹주식회사
출판일 2019-10-21
정가 15,000원
ISBN 979119003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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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바닥에 뒹구는 수납함을 보는 순간, 눈물이 터졌다

1부 집에 있는데 뭐가 힘드냐는 사람들에게
1. 남편에게 같은 질문을 다섯 번째 반복하던 날
2. 임신과 육아가 내게 떠맡긴 것들
3. 내려놓으라고? 그럼 누가 하는데
4.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면 고마워해야 할까
5. 왜 이런 일은 내 눈에만 보이는지

2부 집 밖에 나가도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6. 워킹맘도 전업맘도 벗어날 수 없는 것
7. 회사에서도 상냥한 역할은 사양합니다
8. 리더가 되기엔 너무 감정적이라고?
9. 우리가 참아온 대가
10. 지긋지긋한 싸움 끝내기

3부 이젠 잔소리를 끝낼 시간
11. 여자들에겐 집안일 유전자가 있을까
12. 감정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기
13. 인정할 건 인정하자
14. 선을 그으면, 더욱 가치 있는 일이 된다
15. 버릴 것과 남길 것

감사의 말
“여자들이 원래 이런 건 잘하잖아?”
: 여자들에게는 집안일 유전자가 있을까

제마 하틀리는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남편과 함께 젖병 건조대를 사러 갔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몰라 남편에게 결정해달라고 하자,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나야 모르지. 당신 공부 많이 했잖아. 나보다 당신이 잘 알겠지.”
이 에피소드는 우리 사회가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여성은 어릴 때부터 감정노동을 훈련한다. 엄마와 할머니, 여성 친지들이 날마다 식사를 준비하고 가족의 모든 스케줄을 능숙하게 관리하며 온갖 잡다한 일들이 제대로 되어 가는지 확인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다. 처음 누군가를 사귀기 시작할 때부터 여성들은 착한 여자 친구로, 현명한 아내로, 자상한 엄마로 성장할 것을 요구받는다. 내 반응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지 계산해야 하고, 일을 부탁할 때도 명랑하고 캐주얼한 말투를 유지해야 하며, 불편한 상황에서도 자제하고 참고 즐거운 척해야 한다.
이러한 감정노동의 불평등은 여성들이 자신에게 완벽주의에 가까운 엄격한 기준을 세우도록 만든다. 이른바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엄마의 문지기 역할(maternal gatekeeping’이다. 아이에게 충실하지 않으면, 내조를 잘하지 않으면, 집안일을 완벽히 해내지 않으면 여자들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자신의 기준을 맞추어야 하다 보니 남자들에게 어설프게 일을 맡기느니 ‘차라리 내가 하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스스로를 감정노동의 불평등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여성들은 원래 감정노동을 잘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게 길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 기분은 바닥인데도 다른 사람의 기분이 괜찮은지부터 살펴야 하죠.”
: 여성들에게만 감정노동을 요구하는 사회가 위험한 이유

집에서도, 집 바깥에서도 여성들은 항상 감정노동에 최전선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