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기의 뇌 발달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환경인데, 특히 임신 중 약물이나 독성물질 등은 태아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임신 기간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물은 담배입니다. 니코틴은 혈관의 수축을 일으켜 자궁과 태반에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태아의 심장 박동과 호흡운동을 줄이며 일산화탄소에 노출시킵니다. 흡연은 아기가 조산과 저체중으로 태어날 위험성을 크게 높이게 되는 것입니다. 비흡연 임산부에 비해 유산율이 1.7배 높으며, 조산의 위험성은 2~3배나 높습니다. 임신기에 흡연한 어머니가 낳은 자녀는 지적장애가 될 확률이 50% 더 높으며 주의력 결핍장애가 3배나 높고, 영아돌연사증후군도 더 높습니다. 약물은 신경세포의 자연스러운 이동, 신경세포 간의 연결 등, 태아가 발달하는 시기에 이루어지는 적절한 가지치기를 방해합니다.
임신한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데, 술을 마시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기의 두뇌는 매우 작고, 기형이며 신경세포의 밀도도 낮습니다. 그래서 태아 알코올 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 FAS 아기는 유년기에 지능지수가 낮고, 고등학교와 성인기에 이르면 어려운 읽기와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여 학습장애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부적응 행동, 과잉행동, 우울증도 나타납니다. 태아에게 또 다른 독성물질로 여겨지는 것은 납 물질, 살충제, 마취가스, 코카인, 항생제, 아스피린, 항우울제, 다량의 비타민A, 여드름 연고 등이 있습니다. 영양실조도 태아의 신경세포 형성을 가로막습니다. 특히 비타민B, 엽산, 필수지방산 같은 특정 영양소의 부족은 두뇌 발달을 지체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