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제1부 물질 담론들과 혐오
제1장│물질 혐오와 포스트휴먼 유물론: 평평한 존재론을 중심으로 _ 박인찬
제2장│다양한 객체들의 행위자네트워크와 물질 혐오 _이준석
제3장│레비 브라이언트의 객체지향 존재론에서 물질 혐오 _이재준
제4장│인류세를 혐오할 때: 티머시 모턴의 거대사물과 인류세 _이동신
제5장│물질이 물의를 빚고 우리가 실재와 만날 때: 캐런 버라드의 행위적 실재주의로 본 물질과 실재 _이지선
제2부 물질 혐오의 현실
제6장│‘인류세’적 신체 변형 서사와 휴먼의 임계점: 도리시마 덴포의 『개근의 무리』를 통해 _신하경
제7장│‘균(菌’, ‘음(音’, ‘문(文’의 상상력과 팬데믹의 정치 _임태훈
제8장│‘공해의 원점’에서 보는 질병 혐오 _유수정
제9장│성형, 몸에 대한 혐오에서 몸 이미지의 과학으로 _임소연
제10장│광기 이미지와 혐오의 문제 _한의정
물질이 왜 문제인지를 묻기 위해
물질 담론과 현실 양 측면에서 고찰한다
어떤 물질을 혐오한다는 것은 그 물질에 대해 위협과 공포를 느끼고 부정적인 관계를 감지한다는 것이다. 더러운 쓰레기를 눈에 보이지 않도록 멀리 치우듯이, 그 물질도 사람의 시선 바깥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는 물질 담론이 정신과 물질을 이원론으로 구분해 온 이론적 관습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물질이라는 말은 본래 과학 및 기술에서 쓰이는 말이고 일상에서 쓰이는 말이 아니기에, 이 책에서 물질 혐오 담론은 물질이 무엇인가라는 논의에서 시작한다. 물질을 문제시하기 전에 물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대와 근대 유물론에서는 물질을 정신과 대립한 것으로 여기거나, 정신의 산물 또는 결과물로 생각했다. 헤겔의 관념론이든 엥겔스의 유물론이든 분명히 물질을 혐오하는 이론적 관습이 있어왔다. 물질 담론의 토대는 정신/물질 이원론을 비판하는 탈근대주의 유물론과 유물론의 계보를 잇는 신유물론의 새로운 시도 사이에 논의 지형이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담론을 한편에 두고, 현실 세계에서 물질은 그저 물질이다. 그 자체로 혐오스러운 물질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물질이 눈앞에서 사라지면 혐오하는 감정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혐오했던 기억과 그 존재가 실재성을 갖게 된다. 즉, 물질이 인간과 사물과 상호 작용하고 관계를 맺음으로써 비로소 혐오스러운 존재가 된다. 이 책에서는 물질 혐오의 현실을 다음 다섯 가지 주제로 선정했다. 지구와 자연 환경의 위기를 일컫는 인류세, 인류의 임계를 상상하고 인간-비인간이라는 혼종의 신체 변형, 공포와 혐오의 정치적 자원이 된 전염병, 생명 정치에서의 혐오 메커니즘, 혐오의 미학으로서 이미지에 관한 글을 통해 물질 혐오의 담론과 실제에 대한 핵심적인 고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2부, 10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1부 ‘물질 담론들과 혐오’에서는 신유물론과 사변적 실재론에서 물질의 존재론적 의의와 물질적 전회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제2부 ‘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