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나왔다.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멈출 수 없는 건
모두가 살아있길 바라는 마음인지도 몰랐다.
그 마음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은 쉬지 않고 흘러내렸다.”
“흐르고 흘러 바다를 이룬
나의 마음 안에서
나는 힘을 빼고 떠다녔다.
아무것도 붙들지 않아도 되는 세계.”
소중한 존재를 잃었거나 그와의 관계가 끊어져 세상 끝에 다다른 것처럼 힘겨워하는 이들이 있다. 그 곁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자책과 좌절을 넘어, 기댈 곳이라곤 없는 것 같은 막막함 앞에 선 이들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그들이 지난한 애도의 시간을 지나 기어이 스스로를 용서하고 돌보는 작은 힘에 의지해 다시 살 수 있길 바랐다. -작가의 말
책 속에서
내가 무르무르를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안 생겼을까.
---p.27
유령은 나를 해치려 했다.
나를 해치려 하는 존재 앞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그와 싸웠다.
그에게서 나를 구했다.
---p.33
그날 꿈에서는 한 소녀를 봤다.
어쩐지 낯익은 거리였다.
자신이 떨어뜨린 인형을 주우러 달려가면서
소녀는 외쳤다.
“아프면 안 돼.
태어난 건 다 아프면 안 돼.”
---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