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 영혼의 생산자로서 시인이 된다는 것
1. 한 줄을 쓰기 전에 백 줄을 읽어라 술·연애·시집 / 소리로 세상 읽기
2. 재능을 믿지 말고 자신의 열정을 믿어라 타고난 시인은 없다 / 몰입의 기술
3. 시마(詩魔와 동숙할 준비를 하라 똥하고 친해져야 한다 / 시적인 순간
4. 익숙하고 편한 것들과는 결별하라 상투성의 그물 / 세계와의 불화 / 동심론
5. ‘무엇’을 쓰려고 하지 말라 본 것, 가까운 것, 작은 것, 하찮은 것 /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6. 지독히 짝사랑하는 시인을 구하라 필사의 즐거움 / 사랑하면 길이 보인다
7. 부처와 예수와 부모와 아내를 죽여라 시가 서 있어야 할 자리 / 시인이 서 있어야 할 자리 / 사랑의 표현
8. 빈둥거리고 어슬렁거리고 게을러져라 발효와 숙성 /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시간
9. 감정을 쏟아 붓지 말고 감정을 묘사하라 함축인가, 비유인가 / 고백·감상·현학 / 묘사의 힘
10. 제발 삼겹살 좀 뒤집어라 묘사는 관찰로부터 / 대상과의 거리 두기
11. 체험을 재구성하라 시적 허구 / 화자의 뒤에 숨은 시인
12. 관념적인 한자어를 척결하라 일상어와 시어 / 진부한 말이 진부한 생각을 만든다
13. 형용사를 멀리 하고 동사를 가까이 하라 한심한 언어 / 동사의 역동성과 종결어미의 변화
14. 제목은 시쓰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음식점 간판과 음식의 맛 / 제목을 붙이는 방식 / 암시하되 언뜻 비치게
15. 행과 연을 매우 특별하게 모셔라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 행갈이의 힘 / 산문시와 짧은 시 / 문장의 빛깔과 무늬
16. 창조를 위해 모방하는 법부터 익혀라 통변의 기술 / 모방할 줄 모르는 바보
17. 시 한 편에 이야기 하나를 앉혀라 서정과 서사의 결합 / 시에 숨어 있는 기승전결
18.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진정성이냐, 기술이냐 / 온몸의 시학
19. 단순하고 엉뚱한 상상력으로 놀아라 비유의 덧칠 / 소를 들어올린 꽃
20. 없는 것을 발명하지 말
좋은 시는 어떻게 쓰는가?
시인 안도현이 자신의 ‘시 창작 강의노트’라 할 수 있는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를 출간했다. 안도현이 “고등학교 문단을 들락거리며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던 까까머리 문학소년”이 된 계기는 1978년 학원문학상을 받으면서부터이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황동규 시인과 고故 김현은 “앞으로 한국의 좋은 시인 하나를 가지게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남겼는데, 시인은 지난 30년 동안 그들의 격려를 녹록치 않은 시적 성취로 화답했고, 이제는 이 책과 더불어 ‘좋은 시인’을 넘어선 ‘좋은 시 선생’이라는 호칭을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의 시인으로 살아가는 꿈”을 꾼 지 꼭 30년이 되던 지난 2008년, ‘시와 연애하는 법’이라는 타이틀로 6개월 동안 「한겨레」에 연재했던 원고를 대폭 손질하고, 내용을 보강해 묶은 이 책은 ‘좋은 시는 어떻게 태어나는지’, ‘좋은 시는 어떻게 쓰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시작법 책인 동시에 오랜 세월 시마詩魔와 동숙해온 시인 자신의 시적 사유의 고갱이들이 담겨 있다.
상투적이지 않으면서 친숙하게 핵심을 짚어주는 시작법론
이 책에 ‘좋은 시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비법이 수능시험 답안지처럼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시인은 ‘시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자신 없다고 하며, 자신은 그저 ‘시적인 것’을 탐색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시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은 곧잘 ‘시적인 것’이 아닌 것들을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제발 시를 쓸 때만 그리운 척하지 마라. 혼자서 외로운 척하지 마라. 당신만 아름다운 것을 다 본 척하지 마라. 모든 것을 낭만으로 색칠하지 마라. 이 세상의 모든 슬픔을 혼자 짊어진 척하지 마라. 아프지도 않은데 아픈 척하지 마라. 눈물 흘릴 일 하나 없는데 질질 짜지 마라. 무엇이든 다 아는 척, 유식한 척하지 마라. 철학과 종교와 사상을 들먹이지 마라. 기이한 시어를 주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