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1장 시詩처럼
신경다양성 | 수중세계 | ‘에스es’의 권역 | 식물 | 우주 | 오감 | 불가사의한 통일체 | 동물 | 타자 | 축복 | 저주 | 의존증 | 트라우마 케어 | 젠더와 섹슈얼리티 | 죽음 | 의료, 복지, 자조모임 | 문학과 예술 | 언어 | 미래
2장 논문적인
1. 신경다양성
바야흐로 사회 모델의 시대 | ASD와 ADHD의 하이브리드 | 의학적 설명이 내 분신은 아니다 | 앞서간 이들에게 감사를 | 과일 샐러드 | 당사자 연구를 합니다
2. 수중세계
현실과 상상이 서로 침윤하는 시공간 | 명료함을 안겨주는 문학과 예술 | 둥둥 떠 있는 | 너무나 아름다운 물속의 악몽 | 삼투압을 느끼다
3. ‘에스es’의 권역
실행기능장애 1 | 마법의 세계 | 실행기능장애 2 | 주의력결핍 | 실행기능장애 3 | 교통사고 | 비인칭주어 ‘에스’와 마주하다
4. 식물
수중세계를 초월한 순수수와 푸른색 | 온수욕과 냉수욕을 번갈아서 | 식물 예찬 | 투명화(광합성 | 투명화의 공포와 쾌락 | 엘리제 정원을 방문할 때
5. 우주
플라네타리움에 살다 | 우주의 고독을 느끼다 | 자폐인은 외계 생명체? | 흩어지는 몸 | 연약한 화성인처럼 | 오컬트의 덫 | 뇌의 다양성은 ‘새로운 인간’을 목적하지 않는다 | 밤의 거리에서
6. 오감
감각의 이모저모 1 | 청각정보처리장애 | 감각의 이모저모 2 | 감각 합일에 대한 갈망 | 반향어
7. 불가사의한 통일체
ASD와 ADHD의 외재화 | 친애하는 괴물들 | ‘강박’의 내적 정합성 | 강박행동과 과잉행동 | 내가 걸을 때 벌어지는 일 | 용량이 터질 듯한 | 정리와 청소 | 건망증, 분실, 미아
8. 동물
움직이는 동물원 | 유형성숙 | 꿈, 깨지기도 하는
9. 타자
기괴한 용모 | 독특한 원근감 | 얼굴엔 그저 무심한 | 보다, 보여지다 | 상상력 장애? | 잡담 생존자들 | 키메라 현상 | 위장(정형발달인 척하는 자아 | 왕따
발달 일원이 경험하는 낯설고도 놀라운 세상
ASD는 사회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이고,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며 과다활동 및 충동성을 보이는 장애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정의를 넘어 이들의 감각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보자.
ASD인들은 흔히 감각과민(혹은 감각둔마을 겪는다. 첫째, 시각우위에 있어 시각 정보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선글라스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다. 둘째, 청각과민 역시 거의 모든 ASD인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 계속 노출되면 이들은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될 정도다. 셋째, 촉각과민이 있어 옷 등이 피부에 닿는 것을 불쾌해한다. 넷째, 후각도 민감(둔감하다. 다섯째, 동일성에의 집착으로 미각은 늘 같은 음식을 요구한다. 너무 다양한 맛이 한꺼번에 느껴지면 신체가 여러 개로 분리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인간관계 면에서는 어떨까. ASD인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상대방과 눈을 맞추는 일이다(학교에서 선생님은 눈을 보고 말하라며 혼내는데, 이는 발달 일원이 갖는 시선 공포를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대개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 이들의 뇌는 타인을 인식하는 경로가 다르다. 거울신경의 기능이 약해 웃어야 할 때 웃지 않고, 웃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미소를 짓곤 한다. 특히 아스퍼거증후군이 있는 이들은 잡담에 서툴러 상대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아니면 잡담을 진지하게 연구한다.
ASD인들은 흔히 ‘보통 사람’인 척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따돌림의 표적이 되고, 스스로도 친구에게 절교 선언을 자주 한다. 저자는 ASD인의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세간의 평에 대해 ‘정상인’의 “독단적인 시선”이라고 못 박는다. ASD인이 몸을 흔들 때 정형발달인이 그 행동의 의미를 추측하지 못하는 것이나, 정형발달인의 말과 행동을 보고 ASD인이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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