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얼마나 멋진 계절인가요!”
논밭의 음유 시인, 쌀의 사계 예찬
최고의 입담꾼 ‘쌀’이 들려주는 우리의 사계절
“어떤 계절이 궁금한가요? 다 말해 줄게요!” 쌀이 입을 열자 곳간 식구들은 홀린 듯 쌀의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듭니다. 옥수수 할아버지는 곳간에서 오랫동안 말려지고 있어 바깥의 봄 풍경이 잘 기억 나질 않고, 마늘 아저씨는 봄에 수확되어 곳간에 저장되었기 때문에 여름이 궁금하대요.
봄에 싹을 틔우고, 여름에 논에서 자라나고, 가을에 수확되는 쌀은 자신이 경험한 계절을 아름다운 어휘로 소개해 줍니다. 얼었던 땅이 녹으며 새싹들이 기지개를 켜는 ‘봄’, 온통 싱그러운 초록빛 세상에 시원한 장맛비가 내리는 ‘여름’, 논에는 황금빛 물결이 치고, 산과 들은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 옷을 입는 ‘가을’까지. 쌀의 말에 푹 빠진 작물들은 황홀한 표정이 됩니다.
가을에 쌀을 추수하며 시작되는 이 책은, 겨울의 눈 내리는 풍경으로 마무리됩니다. 추수를 끝낸 논밭은 황량하고 텅 비어 보이지만, 포근포근 눈송이 이불을 덮은 흙 속에서는 또 다른 생명들이 고요히 숨 쉬고 있어요. 새로운 봄이 찾아오면 또 어떤 친구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되지 않나요?
곳간에서 쉬고 있는 농작물 친구들의 이야기
농작물이 쉬어 가는 곳간에서 우리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요. 가을 내내 겸손히 고개를 숙이고 있느라 물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벼’, 팝콘 대신 수염차가 되기 위해 건조되고 있는 ‘옥수수’, 한때는 밥상의 주인공이었지만 이제 인기를 쌀에게 빼앗겨 버린 ‘보리’, 다람쥐에게 쫓기느라 잔뜩 예민해진 ‘알밤’ 등……. 귀여운 그림체와 특유의 재치가 가득한 간장 작가님의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니고 있답니다. 그림 속 농작물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잘 살펴보면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어요.
한편, 곳간 친구들을 통해 우리는 농작물이 심기고, 자라고, 수확되고, 저장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어요. 시장이나 마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