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참사를 겪은 생존자가
지금의 아이들, 어른들에게
용기 내어 전하는 이야기
사고 이후 저자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책 속에 파묻히길 좋아해 도서관 사서를 꿈꾸었지만 사고 후 책을 읽지 못하게 되면서 그 꿈은 좌절되었습니다. 더욱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은 줄지 않고 커졌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우울증이 더욱 심해져, 결국 정신병원 폐쇄병동까지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장소에 들어가 “방이 기울어진 것 같아요”라고 말할 만큼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해리 장애도 겪었습니다. 이렇듯 이십 대 초반 저자의 삶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괴롭고 무기력한 날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형용하지 못할 감정들과 두려움, 불안”은 저자의 고백처럼 “아마 평생” 따라다닐지 모릅니다.
“그저 지금의 아이들이 알았으면 했어요.
불과 얼마 전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 일을 겪은 아이들이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저자는 “그날 이후 마음이 죽어 갔던” 긴 상실의 경험을 담담히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참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한 편의 진실한 호소문과도 같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예의를 지켜 달라고, “우리 앞에 벌어진 참사에 두 눈 뜨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지난 잘못을 “절대로 잊지” 말아 달라고.
고립되지 않고, 느리지만 분명히 전진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한때 저자는 가까운 사람조차 피하고 세상을 외면했습니다. 그러나 편견 없이 그녀를 대해 준 사람들, 조건 없이 손을 내민 사람들, 그리고 그녀와 같은 상실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을 도우면서 현실을 마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저자는 “지난 시간이 전부 고통으로만 남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또한 “그 사고가 없었다면 평생 만날 일이 없었을” 사람들 덕분에 지금 이곳에 있다고 고백합니다
2018년부터 저자는 세월호 생존자 친구들과 함께 비영리 단체 ‘운디드 힐러’를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