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구원이 된 두 생명 _작고 연약한 것들의 힘세고 단단한 연대
나는 깊은 산속에서 홀로 사는 산고양이입니다.
과일이나 생쥐 같은 산의 생명을 먹고
그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노래 부르고 춤추며 느긋하게 살고 있지요.
_본문 중에서
주인공 산고양이는 가족도 없이 깊은 산속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혼자인 자신의 삶을 외로워하거나 쓸쓸해하기보다 오히려 ‘느긋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여유로운 성정을 가졌다. 또한 아주 작은 민들레 꽃씨도 함부로 대하지 않을 정도로 다정한 친구이다.
이런 산고양이에게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우는 존재가 나타난다. 바로 길가에서 만난 아기 고양이다. 산고양이는 어미도 없이 버려진 아기 고양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결국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다정한 손길에 기운을 차린 아기 고양이는 멋진 털을 가진 흰 고양이로 무럭무럭 자라난다. 흰 고양이의 털이 날이 갈수록 노랗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 사실은 두 고양이가 함께 보내는 일상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산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먹이를 구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지냈답니다.
혼자 지낸 시간도 좋았지만 흰 고양이와 함께한 시간은 더 즐거웠어요.
_본문 중에서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두 고양이가 만난 지 일 년이 되었을 무렵. 흰 고양이의 털은 완전히 노란색으로 변한다. 그리고 때를 기다렸다는 듯, 흰 고양이는 자신의 진짜 정체를 산고양이에게 고백한다.
이 고백으로 독자는 이야기의 놀라운 반전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더불어 깨닫는다. 표면적으로는 산고양이가 흰 고양이를 구하고 양육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흰 고양이 역시 산고양이의 생명을 구했다는 걸. 두 존재가 함께 보낸 시간과 함께 나눈 마음은 서로의 삶을 구원했다는 증표라는 걸.
이처럼 《옛날 옛날에 산고양이가》는 잊고 지내던 소중한 것들에 대한 새삼스러운 애정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더 나아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