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_‘인간 이후’의 존재 앞에 선 인간
1부.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를 읽는 이론적 관점
1장. 사이버네틱스가 촉발한 정보사회
사이버네틱스와 제어관계 | 사이버네틱스와 2차 제어혁명 | 인간과 기계의 제어관계 변화 | 사이버네틱스와 자동화의 모순 | 사이버네틱스 기계와 자동민주주의 | 사이버네틱스의 양가성과 통제사회
2장. 통합적 관점에서 보는 정보이론
정보란 무엇인가 | 정보의 세 가지 수준 | 정보와 물질 | 정보와 미디어 | 정보와 인간 | 디지털 대상물에 대한 탐구와 새로운 정보론
3장.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대의 한복판에 서다
빅데이터의 형성 | 빅데이터의 특성 | 데이터의 본원적 축적과 데이터센터 | 빅데이터 비트의 유형 | 데이터 전유 모델 | 빅데이터와 생성 인공지능
4장. 인공지능은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가
기억과 정보의 저장 | 잉여와 축적과 미디어의 탄생 | 감각기관과 기억장치 | 역사가 없는 인공지능의 세계 | 인공지능으로 생성되는 문화 |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문화
5장. 인공지능의 존재론
정보와 지능 | 인공지능과 인간 이후의 정보 | 인공지능은 인간의 꿈을 꾸는가
6장. 플랫폼 장치는 우리를 어떻게 인지하고 포획하며 착취하는가
푸코·들뢰즈·아감벤의 장치론 |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의 세 가지 계통 | 플랫폼과 지식관계 | 플랫폼의 권력관계와 추적포획장치 | 플랫폼의 생산관계와 가치증식장치 | 장치에서 물러설 것인가, 바꿀 것인가
7장. 개체의 분할체화와 분할체의 조각주체화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에 의한 분할체화 | 부분할체-반분할체-분할체라는 새로운 인간 조건 | 비동일성의 동일화 | 레거시미디어 콘텐츠의 분할체화와 예속화 | 페이스북, 소셜그래프, 개체의 분할 | 기계적 예속과 사회적 복종의 순환 | 조각주체의 데이터세트에서 벗어나기
2부. 인지자본주의 비판을 위한 실천적 관점
8장. 인터넷의 변화로 들여다보는 기술혁신의 이면
인터넷과 규정적 기술의 변화 | 열림과
1. 플랫폼 장치는 우리를 어떻게 인지하고 포획하며 착취하는가
―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를 읽는 이론적 관점
1세대 디지털 사회연구자 백욱인은 1990년대부터 정보기술의 사회적 영향을 연구해왔다. 10여 년 전부터 구상한 3부작의 첫 권인 이 책에서, 지은이는 현대 정보사회 또는 인지자본주의가 어디서 비롯하는지,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이론적 틀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며 논의를 시작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고안된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는 인간과 동물, 기계를 제어/통제(control의 관점에서 하나로 연결하려는 구상이었다. 외부환경에 대한 인지와 피드백을 통한 자기조절기계의 창발을 지향하는 사이버네틱스는 인공지능 연구와 로봇공학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데이터와 정보, 지식을 하나로 통합하는 정보이론이 연결되면서 오늘날의 플랫폼 장치가 구축되었다.
플랫폼 장치의 핵심에는 빅데이터가 있다. 이용자들이 구글의 검색엔진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등의 플랫폼을 사용할 때마다 그들이 생성하는 데이터는 플랫폼 장치에 흡수된다. 데이터가 단순한 숫자의 조합에 그칠 뿐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플랫폼 기업들이 이용자의 자발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각종 흔적 데이터(메타데이터까지 이윤을 위한 수단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국가기구 역시 플랫폼 기업을 통해 시민들의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현실도 문제다.
그럼으로써 원래 나뉠 수 없는 개체인 인간은 알고리즘을 통해 데이터로 분할된다. 이렇게 분할된 개체는 ‘조각주체’로서 플랫폼 장치의 데이터 회로를 떠돈다. 정보와 지식은 디지털 플랫폼 속에서 조각나고, 개인들의 분할된 감정은 좌표 찍기 놀이나 화풀이로 전락한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공론장도 위기에 놓인다. 대중은 갈수록 플랫폼에 철저하게 종속된다. 이런 현상을 요약하는 말이 바로 ‘기계적 예속’과 ‘사회적 복종’이다. 이처럼 플랫폼 장치에 구속된 채 주체성을 잃어가는 인간은 어떻게 해야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