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부 미래를 상상한 그리스
즐거움과 책의 도시
온 세상도 그에겐 충분하지 않았다
마케도니아 친구
심연의 칼날 위의 균형: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박물관
불과 통로의 역사
책의 피부
탐정의 작업
수수께끼이자 낙조로서의 호메로스
잃어버린 구전의 세계: 소리의 융단
알파벳의 평온한 혁명
안갯속에서 나온 목소리들
그림자 읽기
반역적인 말의 성과
최초의 책
움직이는 도서관
문화라는 종교
경이로운 기억을 지닌 자와 아방가르드 여성들
이야기를 엮는 여인들
나의 역사는 다른 사람이 이야기한다
웃음의 드라마와 상실에 대한 우리의 빚
말과 맺은 열정적인 관계
책의 독, 그 연약함
세 번에 걸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파괴
구명정과 검은 나비
우린 그렇게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2부 로마의 길
악명의 도시
패배의 문학
보이지 않는 노예제의 문턱
태초에 나무가 있었다
가난한 작가와 부자 독자
젊은 종족
서적상, 위험한 직업
페이지 책의 성공
물의 궁전에 있는 공공도서관
두 명의 히스패닉: 첫 번째 팬과 성숙한 작가
헤르쿨라네움: 보존하는 파괴
검열에 대항한 오비디우스
달콤한 관성
책 속으로의 여행, 그리고 책의 이름 짓기
고전이란 무엇인가?
정전: 갈대의 이야기
파편화된 여성의 목소리들
영원하다고 믿는 것의 일시성
기억하라
에필로그: 망각된 자들과 무명작가의 작품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 문헌
인명 찾아보기
역사, 에세이, 우화를 넘나드는 매혹적인 스토리텔링
책, 독서, 도서관의 역사를 다룬 책은 무수히 많다. 테크놀로지의 발전,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책은 곧 사라질 것이라는 묵시록적 예언에 반박하는 책도 무수히 많다. 그러나 『갈대 속의 영원』은 단순한 역사책도 아니고, 책의 중요성에 대한 당위적인 주장도 아니다. 일찍이 『독서의 역사』 등으로 이 장르를 일군 대가 중 한 명인 알베르토 망겔이 언급하듯, 바예호는 “이야기꾼의 목소리”로 말하기를 선택한다. 이 천부적인 스토리텔러는 세계화를 꿈꾼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비전부터 말(구전성과 글(문자언어의 싸움, 번역의 탄생, 복제와 상업화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루어진 책의 전파까지 무수한 에피소드를 넘나들며 잘 알려진 역사의 새로운 판본을 엮어낸다. 여기에 “모든 시대의 무국적자를 위한 종이의 나라”(318쪽에서 비로소 존중을 맛본 왕따 어린이였던 저자의 경험, 서슬 퍼런 프랑코 정권 아래에서 『돈키호테』로 시작하지만 두 번째 장부터는 『자본론』이 접붙여진 책으로 금서를 읽었던 부모님의 기억이 겹쳐지며, 독자들 저마다가 간직해온 책과 나눈 이야기로 이끈다.
연구자일 뿐 아니라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받은 독특한 소설들을 발표하고 유수의 예술가들과 협업해 그림책을 펴내고 있는 픽션 작가이기도 한 이레네 바예호는 책을 다룬 논픽션인 『갈대 속의 영원』에서도 ‘이야기’를 펼쳐내는 유려한 재능을 발휘한다. 가장 값진 것을 보관하는 상자에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담은 알렉산드로스 대왕, 뒤통수에 문신을 새겨 말 그대로 피부에 쓰인 비밀 문서를 운반한 고대의 전령, 수레에 책을 싣고 시장과 객줏집에 자리를 잡은 이동서점 상인들, 사서들의 아버지이자 최초로 분류법을 고안한 칼리마코스, ‘시민’에서 배제되었지만 말과 지식을 엮어낸 여성들 사포와 클레오불리나, 서점 장사를 통해 혁명 자금을 댄 마오쩌둥, 금서를 은밀히 필사해 보존한 이교도들 등, 고대 세계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