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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백 살이 되면 - Dear 그림책 (양장
저자 황인찬 외공저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출판일 2023-04-05
정가 17,000원
ISBN 9791169811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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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된다면 좋겠다는 마음

“백 살이 되면 좋겠다” 그림책의 첫 문장이다.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된다면 좋겠다” 시작은 아슬아슬하다. 누군가는 죽음을 연상할지도 모를 과감한 문장들이 성큼 다가온다. 시의 문장들은 그 뒤로도 망설임 없이 담백한 마음을 전한다.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된다면”, “물방울이 풀잎을 구르는 소리” “젖은 참새가 몸을 터는 소리” “이불 속에서 듣다가 나무가 된다면 좋겠다” 푹신한 이불 속에서 몸 한번 일으키지 않고 귀만 열어놓고 빛의 온기를 듬뿍 받는 휴식. 깊은 휴식의 끝은 여전히 한낮이고, 부드러운 오후의 빛 속에서 온 가족이 내 침대를 둘러싸고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 누군가 잘 쉬었냐고,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웃으면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답하고 싶다는 마음에 공감이 간다. 잘 쉬고 나서의 현실도 따듯한 색깔이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은 누구나 같을 테니까.
황인찬 시인은 이 시가 수상작으로 정해지기 전부터 그림책을 염두에 두고 시를 지었다. 단단한 문장들의 합에서 한 편의 이야기가 들리고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 공백에 그림의 자리를 넉넉하게 갖추어 놓았다.

흙으로, 나무로, 밝고 짙은 오렌지 빛 상상 속으로

연한 에메랄드 빛 바탕에 첫 문장만 단정하게 놓여 있다. 도입에서 한숨 여유를 둔 그림은 오렌지와 블루, 화이트, 여러 빛깔들의 다채로운 조합으로 생생한 휴식의 풍경을 만들어간다. 인물이 뒤척이던 침대의 나무색 구조물은 다음 장면에서 자연스레 흙바닥으로 변모하며 점점 더 깊이, 얼핏 유년의 세계와도 맞닿아 있는 자연의 세계로 안내한다. “가 본 적 없는 데를 오래 거닐다 온 사람의 평화로운 잠”을 떠올렸다는 서수연 작가의 말처럼, 이어지는 그림들은 잘 계획되어 있으면서도 몽환적이고 아름답다. 그림은 시와 합을 맞추다가도 때로 의도적인 어긋남으로 시가 상상한 세계를 더 생생하게 이끌어내고 있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서수연의 첫 그림책이다. 그가 매일 밤 퇴근 후 소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