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의 조선혁명선언에 대하여
조선혁명선언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되었다. 원문의 순수 글자 수만 6,306자인데 그 절반 정도인 3,143자의 한자를 사용한 국한문혼용체 문장으로, 1920년대 당시 선언문의 진수를 보여주는 근대문학 작품이기도 하다. 본문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한 주제어는 ‘민중’으로 무려 55회나 반복하였다. 조선혁명선언의 핵심이 이 한 단어에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장은 일제가 한국을 침략하여 벌이는 비극적인 참상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주로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하여 서술하였는데 전반에는 제국주의 식민 정책의 주요 목적인 경제적 착취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다. 후반에는 일제가 역사 왜곡을 통해 한반도 식민 통치를 정당화하려는 시도와 이에 대한 저항 운동을 참혹하게 진압하는 일제의 만행을 비판하고 있다. 을사늑약부터 1920년 간도참변까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일제의 만행을 열거하며, 일제를 살벌하고 축출해야만 하는 혁명의 시작을 선언한다.
2장은 1920년대 일제 식민 통치에 동조했던 ‘내정독립론자’, ‘자치론자’, ‘참정권론자’, ‘문화운동론자’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조선의 내정은 조선의 손으로 한다.”는 이른바 내정 독립의 허구성과 줄줄이 ‘내정독립 청원서’를 일본 의회에 제출하는 친일파들의 행태, 1만여 명의 서명을 받은 ‘참정권 청원서’를 일본 의회에 제출했다가 애국지사에게 살해당한 친일파 등을 거명한다. 더불어 일제가 식민지를 착취하는 제국주의라는 본질을 버리지 않는 한 그 식민지 국민이 부여받은 자치권이란 결국 허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문화운동론 역시 일제의 검열이나 압수에 타협하고 그들의 눈치와 비위를 맞추면서 몇몇 신문과 잡지를 운영하는 것은 오히려 한국 독립운동의 방해물이 될 뿐이라고 경고한다.
3장은 ‘외교론’과 ‘준비론’에 대한 비판이다. 신채호는 외교론을 비판하면서 19세기 후반 이미 스러져 가는 조선에서부터 위정자들이 외교라는 명분 아래 다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