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 음식, 유로메나의 과거를 기억하다
중세 맥주, 수도사들의 새로운 즐거움 _이정민
베이글, 폴란드 유대인의 기억 _성일광
피시앤칩스, 다문화 영국의 상징이 되다 _박은재
커리, 영국의 식탁에 오른 인도 _신민하
커피, 이교도의 음료에서 계몽과 자유의 음료로 _임동현
벨기에 초콜릿, 달콤함에 녹아 있는 씁쓸한 근대 _오정은
에스토니아 음식,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란 무엇일까? _서진석
2 음식, 유로메나의 오늘을 탐색하다
쿠스쿠스, 프랑스인이 사랑하는 아랍 음식 _박단
훔무스, 식탁 위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전쟁 _김재희
자우어크라우트, 세계로 뻗어 나간 독일 김치 _김연신
요구르트, 불가리아인의 건강 비법 _이하얀
코냑, 프랑스를 대표하는 ‘생명의 물’ _김유정
영국 커피, 홍차의 나라로 돌아오다 _김봉철
포르투갈 디저트, 성聖과 속俗의 만남 _임소라
파술리야, 시리아 여성과 함께 세상 밖으로 행진하다 _이수정
도판 출처
음식, 유로메나를 잇다!
유럽·중동·북아프리카를 아우르는 풍미 넘치는 인문학 이야기
유로메나는 유럽과 중동·북아프리카(Middle East & North Africa를 의미하는 메나(MENA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유럽과 메나 지역은 역사적으로 전쟁과 화해를 반복하며 문명의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양자를 상징하는 종교인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역사는 상대를 배제하면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우며, 이베리아반도의 재정복 운동, 십자군 전쟁, 오늘날 난민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메나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하여 유럽과 메나 지역을 아우르는 통합적이고 균형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제시된 용어가 ‘유로메나’다.
『식탁에서 만나는 유로메나』는 유럽 대륙의 범주를 넘어선 통합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관점을 공유해온 통합유럽연구회와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가 함께 ‘음식’을 매개로 유로메나를 이해하기 위해 기획한 책이다. 유럽과 메나 지역이 역사적으로 교류와 갈등을 반복하며 영향을 주고받았다면 거기에는 음식의 이동과 교류도 있었다. 이 책은 유로메나 식생활을 둘러싼 정치·사회·문화·경제의 변화를 모두 아우르며 풍미 넘치는 인문학 이야기를 전한다.
인도에는 커리가 없고, 중세 수도원에서는 맥주를 물처럼 마셨다고?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들
인도에 커리라는 음식이 없다는 걸 아는가? 영국에서는 자신들이 커리의 세계화를 주도했으며, 치킨 티카 마살라 역시 인도 음식 ‘치킨 티카’를 영국이 변형시켜 완성한 것이라 말한다. ‘커리’라는 명칭도 17세기 영국이 동인도회사를 통해 인도를 점령했을 때 인도 현지 음식을 뭉뚱그려 부른 것에서 기원했다. 이처럼 우리가 오늘날 친숙하게 만나는 음식에도 거미줄처럼 연결되는 역사적 기원이 깃들어 있다.
『식탁에서 만나는 유로메나』는 열다섯 가지 유로메나의 흥미로운 음식 문화 이야기를 소개한다. 중세 수도원에서 포도주 대신 맥주를 만들어 물처럼 마셨다거나,